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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효경 Dec 07. 2023

이상형을 만나는 방법이 궁금할 때 읽으면 좋을 독일문학

호들갑 독일문학

호들갑 독일문학 45

   - 꿈의 이상형을 만나는 방법이 궁금할 때 읽으면 좋을 독일문학      

 


   오랜만에 예전 동아리 모임에 다녀왔다. 연애하지 않고 있는 나를 한 선배가 짠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주변에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며 이상형을 물어봤다. 나는 오랜만에 들어온 연민의 눈빛 공격에 당황해 얼어버렸고, 내 반응에 너도나도 연애를 위한 자신만의 지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다음날 결국 몸살로 눕자, 친구 A가 배와 사과를 들고 찾아왔는데...     


 

    “아 근데, 그분들의 연애 지론이 너무 궁금하다. 다들 다채로운 연애 경험이 있으시다면서. 노하우를 들으면 나도 내 님을 만날 수 있을까? 내가 뭐든 책으로 배우지 않겠니? 안 그래도 요번에 읽은 책이 ‘꿈의 이상형’을 만나는 비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는데 말이지. 노발리스의 <푸른 꽃>이란 소설이야. 


<푸른 꽃> 표지/ 민음사


주인공 하인리히가 ‘푸른 꽃’에 대한 전설을 듣고 꿈에서 그 꽃을 보게 돼. 그 이후로 푸른 꽃에 매료돼서 찾겠다고 결심하지. 마침 어머니가 여행을 떠나게 돼서 푸른 꽃을 찾기 위해 따라나서. 시인이 되고 싶은 하인리히는 여행에서 상인, 광부, 은둔자 등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전해주는 경험담, 전설,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와 세상에 대해 배우게 돼. 가르침과 교훈이 많아서 좀 잔소리 같은 경향이 없진 않지만, 경험담이니 전설이니 같은 누가 일러주는 이야기가 참 흥미로워. 게다가 낭만주의 작가답게 이야기들은 환상성이 녹아있어서 더 재미있단 말이지. 그렇게 여행의 종착지인 어머니의 고향에 도착하는데, 


마틸데의 모델이 된 소피 폰 퀸/ 출처 : 민음사

하인리히는 찾아 헤맸던 ‘푸른 꽃’을 발견해! 마틸데라는 소녀가 바로 하인리히의 이상형이자 사랑이자 푸른 꽃인 거였어. ‘어떻게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지?’ 싶었는데 말이야. 여기서 내가 힌트를 얻었단 말이지. 내가 바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꿈에까지 나올 정도로 또렷하고 상세한 조건이 필요했던 거지. 그래야 하인리히처럼 현실에서 딱! 알아차릴 수 있는 거지. 다행인 건 마틸데도 하인리히가 나쁘지 않았단 거지. 참... 이게 힘든 건데 말이야. 내 이상형이 나를 좋아하기란 이건 기적이란 말이지. 내 이상형은 일단 외향적으로는 말이야...”       



   친구 A이 가열차게 나열하는 이상형을 듣고 있자니 몸살 기운이 더 심해지는 거 같았다. 왜 꼭 ‘푸른 꽃’은 사랑이어야만 할까? 나에게 푸른 꽃은 사랑 빼고 모든 것인데. 사랑 타령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푸른 꽃/ 노발리스(김재혁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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