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air Sep 20. 2022

제주의 섬, 비양도로 떠나요!

제주의 섬 1.





제주에 산지 일 년이 다되어가는데 우도는커녕 가파도, 마라도, 추자도, 차귀도, 비양도 어느 한 곳도 가보지 못했다. 그 일 년 대체 난 무엇을 했을까. 하긴 오름올레길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것 같다. 나중에 떠나고 나면 또 후회하려고...



이번엔 안 되겠다 싶어서 제주의 섬 어느 곳이라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하나의 섬이라도 가보자! 다짐을 굳게 했다. 섬을 모두 가보지는 못하더라도 가장 가까운, 만만한 곳으로라도 다녀와 보자! 그렇게 결정하고 지도를 보니 '비양도'가 보였다. 그래 바로 이곳이다!



협재 해수욕장이나 금능 해수욕장에 갔을 때 늘 앞에 보이던 섬이라 더 친근했다고나 할까? 딱 봐도 멀지 않은 거리가 만만하게 느껴지던 비양도를 보며 저곳은 한 번쯤 꼭 가보고 싶다 생각도 많이 했었던 까닭이다.









비양도에 가려면 꼭 이곳으로 가야 한다. 한림항이 아니라 한림항 도선 대합실이다. 이곳에 가면 비양도에 하루에 8번 정도 오가는 배를 탈 수 있다. 딱 두 개의 선박회사만이 존재하는데 바로 천년호와 비양도호다. 이 둘은 한 시간 간격으로 사이좋게 운행한다.



한림항 도선 대합실에서는 배 표를 살 수 있다. 승선인 명부를 작성하고 신분증도 제시해야 한다. 문제는 표를 살 때 미리 돌아올 배 시간을 정해놓고 타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같은 시간에 사람들이 한 배에 몰리는 것을 막고자 함 같은데 나오는 시간을 정하고 간다는 것이 불편했다. 왜냐하면 비양도에 가본 적이 없으니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몰라서 정하기가 난감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2시 배를 타고 들어가면 2:15분에 나올지 4시 15분에 나올지 정해놓고, 시간에 맞춰 배를 타고 돌아와야 한다. 이 답은 비양도에 다녀온 후에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에서 다른 일정이 있는 경우는 2시간 정도 머물고 그렇지 않다면 천천히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할 수 있게 4시간 정도 머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비양도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비양도는 제주도 서북쪽 한림읍 협재리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비양도(飛揚島)는 동서 길이 1.02km, 남북 길이 1.13km로 인구 약 17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라고 한다. 해안로 길이는 2.5km로 잘 정비되어 있으며, 섬 중앙에 있는 비양 오름은 해발 114.7m의 오름에 탐방로가 마련되어 있다.



 

비양도호를 타고 바라보는 비양도의 모습




비양도호를 탔다. 11시에 한림항 대합항에 도착한 우리는 한참을 고심한 끝에 11시 20분 배를 타고 13:35분 배를 타고 오기로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대략 2시간이다. 결과적으로 비양도에 있는 오름과, 해안길을 모두 돌기는 했지만 커피는커녕  먹을 시간도 없었다. 아쉬웠다. 우리처럼 오름과 해안길을 모두 돌아보고 커피라도 한잔 여유 있게 하려면 꼭! 4시간을 머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비양도호를 타면 금세 비양도에 도착한다. 15분 정도 거리로 꽤 가깝다. 배는 작았지만 제주 날씨가 좋고 바다가 잔잔해서 그런지 흔들림이 없이 잘 도착했다. 늘 멀리서만 보던 그 섬에 도착하다니 꿈만 같았다.



먼저 비양도에 도착하면 비양봉으로 갈 것인가, 해안도로 산책을 할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먼저 비양 오름에 오르기로 했다. 이곳은 해발 114.7m로 그렇게 높지 않아서 대략 50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 비양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비양봉 오르는 길 나타난 신비로운 대나무숲길  




비양오르는 길 중간중간 전망대가 보인다. 잠시 서서 쉬어가도 좋다. 저 멀리 보이는 제주섬의 모습이 장관이다. 늘 비양도를 바라보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비양도에서 제주 바라보는 느낌이 색다르게 느껴다. 특히 올라가다 보면 거의 다 왔을 무렵에 대나무로 이루어진 숲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굉장히 이색적이고 신비롭다. 내려오는 길에 대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제주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비양의 매력포인트다.  





비양봉을 올라 비양도 등대를 만나다.




비양봉에 올랐다 내려가는 길은 더욱 수월했다. 비양봉에서 내려와 이제는 해안도로를 산책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가 비양도에 간 날이 햇빛이 유독 강하고 정말 더운 날이라 걷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마침 자전거를 빌리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하루 5천 원이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자전거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자전거를 빌려서 해안도로를 달렸다. 자전거를 타고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시원한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칠 때마다 행복했다.




비양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낭만





비양도 해안도로는 혼자 보기에 아까울 정도로 황홀했다. 바로 가까이 바닷물이 넘실넘실거렸고 곳곳에서 비양도의 숨은 보석들을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은 코끼리 바위, 애기 엎은 돌이 그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비양봉의 또 다른 분화구가 파도에 침식되어 코끼리 모양으로 남은 코끼리 바위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비양도에는 분석 구인 비양봉과 화산 생선물인 호 니토(hornito) 그리고 초대형 화산탄들이 잘 남아있어 ‘살아있는 화산박물관’이라고 한다. 호니토는 용암류 내부의 가스가 분출하여 만들어진 작은 화산재로 보통 내부가 빈 굴뚝 모양을 이루며 이곳에서만 관찰된다. 비양도에 분포하는 40여 개의 호니토 중에 유일하게 원형을 보호하고 있는 호니토는 애기 업은 사람의 모습과 같다고 해서 ‘애기 업은 돌’로 불리고 있었다.





코끼리 바위와 아기업은 돌






흥미롭게도 애기 업고 달래고 있는 모습의 용암굴뚝은 기가 세서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잘 해결된다고 하는 미신이 있으니 가시는 분들 중에 근심 걱정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좀 더 가다 보면 펄렁못과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도 만날 수 있다. 비양도의 해안도로는 천천히 여유 있게 걸으면 한 시간~ 2시간 정도가 걸렸고 자전거를 타고 걸으니 30분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비양도 해안도로 특성상 그늘이 없어서 날씨가 선선하고, 모자와 물을 잘 챙겨 갔다면 천천히 산책을 하면 좋을 것 같고 우리처럼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짧은 시간 머문다면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비양호를 타고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왔다. 비양도항 바로 앞에 말리는 고추가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정겨움을 느꼈다. 요즘의 비양도는 비워지는 집들도 많고 철거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리고 새롭게 설비를 하면서 달라지는 집도 생긴다고 하던데 바뀌고 새로워지는 모습에 어떻게 비양도가 변하게 될까 궁금해진다. 한편으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양도의 모습이 두렵기도 하다. 



다시 한참을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비양도를 바라보며 빨리 떠나는 것이 아쉬웠다. 비양도에 나와 협재해수욕장을 찾았다. 다시 협재에서 바라보는 비양도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이번에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이제 비양도를 알게 되니 더욱 친근해지고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어 만날 수 있길 바란다.





협재에서 바라보는 비양도





이제 날씨가 선선해졌다. 완연한 가을이다. 이렇게 좋은 날에 비양도를 간다면 더욱 환상적일 것이다. 올 가을 제주 서쪽 여행으로 비양도를 찾아가 보면 어떨까?

                     







이전 04화 제주, 시장의 맛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