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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Oct 31. 2021

제주에서 도서관

가슴 두근거리는 순간


도서관은 우리 생활의 일부다. 주 1회 혹은 2회 빠짐없이 방문해서 책을 빌려 본 지 몇 년이다. 보고 싶은 책이 많아 여러 군데 동네 도서관을 탐닉하듯이 다녔었다. 그냥 책을 좋아하는 우리라 그랬다. 그 일상은 제주도에서도 이어져갔다. 제주도에 도착한 그 주, 첫 주말에 우린 도서관으로 떠났다. 왠지 주말여행 온 사람으로 북적이는 제주에서 우리가 여유롭게 갈 수 있는 곳은 도서관이라 믿었다.

 



주말은 도서관에서 









제주시에 위치한 한라도서관이 우리가 방문하기 좋은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앞쪽엔 제주아트센터가 뒤쪽엔 한라도서관이 있었는데, 넓은 부지에 여유 있는 주차장과 함께였다. 어차피 여행자들은 제주여행 다니느라 바쁠 테고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도서관이 맞을 테다. 한라도서관은 매주 수요일 휴무이다. 



탐라도서관에 도착해서 한 일은 우리가 제주도민이라는 증명서, 즉 주민등록상의 주소를 보여주며 도서관 카드를 발급받는 일이었다. 제주도에 있는 도서관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한 곳에서 도서관 카드를 만들면 제주도 전 지역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볼 수 있다. 심지어 우린 오늘 다른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반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동안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잠시 책을 멀리하고 핸드폰을 가까이했다가 드디어 다시 안정을 찾고 도서관을 와서 그런지 , 아니면 원래의 내가 그러하듯이 더 열심히 책을 빌렸다. 며칠 도서관에 안 왔을 뿐일까 아니면 도서관 규모가 커서 그럴까 신간 코너에 가보니  새로운 책이 가득이라. 너무 신이 났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이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엔 있겠지? 







아이의 도서관의 대출 카드론 아이의 책을 빌리고 나는 나의 책을 빌렸다. 이제 아이가 제법 커서 기계를 통해 스스로 책을 대출받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앞으로 어느 순간에는 스스로 책도 고르고 책도 빌려오겠지. 









이전엔 도서관에서 문화생활을 할 때도 있었다. 그때 일 년 정도 도서관에서 중국어를 배웠었다.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했었는데 코로나 이후 지금 도서관에서 허락되는 것은 겨우 온라인을 통한 작가들의 강의 정도라 아쉬움이 컸다. 책을 보는 것 외에도 다른 재밌는 일들을 도서관에서 찾고 싶었다. 








대신 이번 제주도서관에서 새로운 묘미를 찾았다. 그것은 바로 도서관 매점이다. 재밌게도 매점엔 편의점을 비롯해서 음식이 판다. 메뉴도 어찌나 다양한지 한식 레스토랑 부럽지 않다. 지난번엔 김밥이 완판이라!(무려 품절사태) 국수를 주문해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아이도 나도 엄지 척! 가격도 무려 2500원! 어찌나 착한 가격인지 재료값도, 인건비도 안 나오겠다 싶다. 앞으로는 도서관의 매점에서 메뉴 하나씩 주문해서 먹는 재미가 더해져서 도서관의 가는 길이 더 즐거울 것 같다.(아마도 전국의 큰 도서관은 다 비슷한 시스템일 텐데 서울에서 내가 다닌 도서관은 작은 규모라 이런 것들을 경험하기 어려웠던 것 일수도 있다) 










우리에게 도서관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도서관에 구비된 책들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데 그 책들을 빌려와 내가 직접 읽고 흡수한다 생각하면 그것을 대신할 것은 없다. 제주도에서도 차곡차곡 내 마음의 곳간에 잘 저장에 둬야겠다. 그래서 이 가을 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면 그것이 도서관 덕분이라고 감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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