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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Jul 01. 2024

아직 갈길이 멀었다.

어느 날 아이가 물어봤다.  


"어릴 적 엄마 꿈은 뭐였어?"

 "음... 글쎄.... 뭐였더라? 그러는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은데?"

"나는 아주 많아! 아이돌, 연예인, PD,  유튜버, 아티스트, 의사, 교수, 판사, 간호사, 선생님..."

"우와 진짜 많다~"



그런데 잠깐, 거기에 AI전문가, 빅데이터 분석가, 메타버스 전문가, 우주비행사  등.. 그런 꿈은 없는 거니? 잠깐 생각을 했지만 입으로 꺼내지 않았다.



아이의 꿈은 다양하고 화려했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에 더욱 그러했다. 물론 세상이 많이 바뀌긴 했다. 유튜버가 연예인만큼 유명해진 세상이 왔으니 말이다. 물론 그때도 그런 꿈을 당연스럽게 꾸는 사람이 있었을 테지만 어릴 적에 나는 너무도 현실적인 꿈만 꿨던 것 같다.



"엄마의 초등학교, 중학생 때 꿈은 '교사' '작가' '화가' 였어. 그리고 그 후 고등학생이 되어 방송반에 들어가기 전엔 PD, 그 후 방송반에서 심하게 데인 후(?)에는 화학 공부를 해서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시간이 이렇게 지나고 되돌아보아도, 아니 지금 보아도 얼마나, 어찌나 평범한 꿈인지 모른다. 어째서 나는 거대하고 화려한 꿈을 꿔보지도 않았던 걸까?









이렇게 나이가 먹어서 생각해 봐도 조금 답답하다. 그까짓 꿈, 누가 꾸지 못하게 한 것도 아닌데 어쩌면 저렇게 소박하게 을까? 꿈꾸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역시 그때의 나는 커다란 꿈조차 생각 못하던 우물 한 개구리였던 것 같다.



그러나 다행이게도 현실에 충만했던 소박했던 그 꿈 덕분에, 그 꿈을 거의 이루었다.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은 끝내 되지 못했지만 교사로도 살아보고, 지금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작가가 꼭 등단이 된 것만 인정받지 않는다면, 작은 책도 두권이나 냈고, 책도 정말 많이 읽고 글도 열심히 쓰고 있다. 게다가 그것도 다 싫증날 즈음엔 그림을 그리기도 하니 어쩌면 화가의 삶도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너무도 현실가능한 꿈이었기에 이루기 쉬웠는지도 모른다.






나이가 드니 점점 용기가 없어진다. 특히 나라는 인간이 더 그런 것이겠지만 조금 더 '안정'이라는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 정말로 현실의 상황이 그러하기도 서 더욱 새롭게 할 용기는 관두고 지금 가진 것들을 잘 관리하며 살 생각을 하고 지내고 있다.



그러나 이제와 생각해 보니 여태껏 이. 상태라는 것이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그러기엔 너무 젊은것 같다는 생각. 여태껏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 벌써 안정을 찾기보다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꿈을 꾸기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보던 책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결국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거야 - 최서영)




'30년 후의 당신이 지금의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지금 당장 도전해 봐'였다. 그리고 한번 사는 인생 즐겁고 기운 넘치게 살아보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 재밌는 것은 더 많이 해보고, 갖고 싶은 것 갖고, 하고 싶은 것은 꼭 해보고 살라는 것.



무엇보다 인생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니 후회하지 않을 것들을 많이 더 많이 해둬!라는 것이었다.








실은 새 일을 시작하고 의기소침해 있었다. 출근길이 즐거웠던 것이랑은 다르게 자체 실력이 부족해서 이 정도밖에 안 되니 자괴감에 빠진 순간도 많았다. 사실 그것이야 극복할 수 있는데 문제는 그다음의 방향이었다.



그다음엔 뭘 하지? 뭐가 되어야 하지? 어떻게 되어야 하지? 등등등... 의 미래의 방향



사실은 아주 많이 겁이 났다. 네 까짓게 뭘 더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아주 작고, 몸만 커버린 바보 같은 겁쟁이 어른 같으니라고! 지금의 나는 어릴 적 소박한 꿈만 꾸던 나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한심했다. 답답했다. 계속  후회하려고?









때론 내 안의 젊음이 이미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의욕 없는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지 고민했던 순간이 훨씬 많다. 앞으로 맞이할 40대엔 새로운 꿈을 좇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아직 젊다. 그리고 무엇보다 30년 후의 나에게 큰 기쁨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그날이 왔을 때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한순간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고, 잘 해냈다고,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새로운 꿈을 좇자. 계속 꿈을 꾸자.

아직도 살날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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