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추억은 우리의 삶을 다채롭고 아름다운 기억을 남긴다. 특히, 자연 속에서 즐기는 캠핑은 더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
나와 가족은 고모와 함께 부산 인근 양산 원동에서 처음 캠핑을 하였다.첫 캠핑 당일 우리는 남루한 원 터치 텐트를, 고모네는 웅장한 콜맨 텐트로 첫 캠핑을 맞이했다. 그때가 여름날이라 혈기 왕성했던 나는 바로 계곡에 뛰어들었고, 그렇게 물속에서 하루종일 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고기를 먹으러 나왔다.
그렇게 첫 캠핑이 절물었고, 끝났다. 그 후로 아버지는 캠핑의 매료되셨는지, 각종 캠핑 장비들을 사 모으는 것이 취미가 되셨다. 어떤 분야든지, 수집광은 아무도 막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내가 지어낸 말이다...) 아버지가 때 그 상황이었다. 우리가 시나브로 캠핑을 거듭할 수록 장비와 텐트는 그 수준이 전문가의 자질을 갖추어갔다. 이제 아버지는 '지프' 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었고, 텐트도 지프텐트를 장만해서 지금에 이른다.
나에게 캠핑이란 무엇인가? 우선 텐트를 치고 걷는 과정에서 고된 경험을 하고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은 내게는 너무 흔한 사실이고, 상식이다. 그래서 '캠핑을 즐긴다'에 초점을 맞춘다. 캠핑은 그야말로 대자연 속에서 나무들, 벌레들, 짐승들, 계곡의 물줄기, 은은하게 스며드는 숯향기의 자연, 달과 별의 대자연과 그리고 그 안에서 정답게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자, 시간이다. 나는 바쁜 사회(학교)생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석기시대로 돌아간 듯 한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좋았다. 또, 첫 캠핑때와 달리 전자기기를 내려 놓고, 자연과 한 편이 되어 느긋하게 느림의 미학의 편에 섬으로써 빨리빨리를 외쳐대는 숨막히는 세속을 향해 잠시나마 '엿 맥이는' 재미가 있다. 요즘 도시인들은 너무 피곤하게 산다. 경기가 좋지 못 한 상황에서 다들 수단이 되어야 할 '돈'의 속성을 목적으로 생각하고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다. 돈 때문에 사기 당하고 싸움극까지 일어나는 형국에 누가 남아도랴.
누구나 이런 세상을 직면하자니 몸서리가 나고 진절머리가 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태백이 누렸다던 안빈낙도를 누리려 자연에 돌아오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캠핑이라는 존재가 있지 않을까...? 또, 삶의 의미를 찾고, 어머니와 같이 모든것을 품어주는 자연을 잠시나마 상봉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연 속 텐트는 나의 자연 책방이 된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물소리 사이에서 책을 펼치면 마법같이 술술 잘 읽히고 공부를 하면 마치 한석봉이 된 듯 하다.
아무리 최첨단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했다 해도 우리는 자연을 찾게 된다. 마치 사회로 진출한 장성한 자식이 어머니를 찾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