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적대적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말의 비결은?

by 김민경


매사에 적대적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말의 비결은?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얻기를 원합니다. 가족을 포함한 타인이 일정한 행동 등을 권하거나 요구할 때 무의식적인 거부감이 먼저 생겨날 때가 있습니다. 곧 할 예정이었던 행동마저도 상대가 해야 한다고 하면 그 즉시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죠. 모두가 경험했던 일들입니다. 논리적으로 합당한 말임에 틀림이 없고, 심지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왜 거부감이 먼저 생겨나는 걸까요?


‘청개구리’라는 동화를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엄마 개구리가 시키는 모든 행동을 반대로 행동하는 철없는 아이 개구리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모든 인간의 마음에 이미 존재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말에 속박되지 않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싶은 자기 존중감의 표현입니다.


매사에 적대적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을 하는 우리는 상대가 다양한 감정을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는 아주 정상적인 감성이에요. 반드시 말하는 사람의 의견을 수렴해야 의무는 없어요. 수렴에 대한 당위성이 요구될수록 오히려 상대방의 반감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바로 ‘반영적 경청’입니다.


‘경청’이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기만 하는 수동적인 소통이라면, ‘반영적 경청’은 경청 후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올바르게 피드백하는 능동적인 소통방식입니다. ‘반영적 경청’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필수적인 소통방식이며, 상대가 적대적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반영적 경청’의 방식은 아주 간단해요.

첫째, 상대방의 언어적, 비언어적인 표현을 먼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눈빛, 표정, 목소리 등을 유심히 살피거나 언어적인 표현을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알고 있어야 적극적이고 올바른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상대방의 감정 혹은 정서를 정확하게 추론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큰 문제 상황에 있을 때는 분명히 극한 감정적인 불안 상태를 경험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극한 감정의 불안 상태에 장시간 노출되면 심각한 정신적인 질병을 앓게 될 수도 있어요.


셋째, 상대의 감정에 공감을 먼저하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피드백을 해야 합니다.

진정한 소통이란 감정과 감정 사이에 막힘 없이 잘 통하는 것입니다. 막힘이 없기 위해서는 먼저 진심 어린 공감과 상대방 입장에 맞는 최선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하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진정성이 통할 때 감정의 상호 교류는 일어납니다.


어느 날 자녀가 아주 침울한 표정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는 인사도 없이 자기 방으로 휙 들어 가버립니다. 이때 보통의 부모는 방으로 따라 들어가서 다음과 같이 말해요.


“너,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말해봐.”

“아무 일 없어요. 그냥 나가 주세요. 숙제할 거예요.”

“아무 일 없지 않은데? 왜 그래? 친구랑 싸웠니? 누구야? 왜 싸웠어?”

“아니라니까요. 좀 나가주세요.”


더 이상의 대화가 이어질 수 없습니다. 자녀이지만 이럴 때는 소통이 정말 힘들게 느껴지죠. ‘반영적 경청’을 알고 있는 부모는 다음과 같이 대화를 시도합니다.


“표정을 보니,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것 같구나.”

“별일 아니에요.”

“그래, 별일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혹시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면 언제든 말해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만, 함께 한다면 더 빨리 방법을 찾을 수도 있잖니.”

“네, 알겠어요. 필요할 땐 말씀을 드릴게요.”


‘반영적 경청’을 통해서 항상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의사 표현을 해주세요. 그러면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열 준비가 되었을 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반영적 경청’을 시도한 부모 중에서 아이들의 태도가 변한 실례들이 제법 많이 있어요.


“우리 민경이가 최근에 많이 달라졌어요. 원래 저랑 말도 하지 않고 항상 방에만 있었거든요. 물어보면 대꾸도 없었고요. 학교 이야기나 친구 이야기는 전혀 안 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물어보는 말에 이것저것 대답을 합니다. 먼저 학교나 친구 이야기도 하고요. 요즘 아이들의 언어가 무슨 뜻인지 가끔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무난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자녀의 감성에는 귀를 기울이지 못한 채 표면적인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서로 간에 감정을 교류할 기회를 영원히 잃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처음부터 입을 닫은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말해봐야 소용없다고 판단을 했거나, 감정적으로 기댈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서서히 마음을 닫았을지도 모릅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는 남편과 매번 다툼이 발생한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이 대화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보, 이젠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 좀 끊으면 안 돼요? 가족들도 생각해야지.”

“응.”

“응? 이라고?, 진짜로 끊어요. 제발. 담배 냄새도 이제 너무 싫어.”

“응.”

“대답이 왜 그래? 그리고 흡연이 얼마나 안 좋은데. 폐암 걸려서 죽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당신이 언제까지나 청춘인지 알아?”

“......” (휙 나가버림)


폐암으로 죽는다고 강하게 인지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합당하지만, 왠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요. 그 이유는 금연을 요구하는 화자의 강력한 의지가 역력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듣는이의 심리적 반감이 강하게 생길 수 있어요. 말하는 사람은 담배 피우는 행위만 비난했지만, 듣는 사람은 행위를 하는 자신이 비난받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난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상대방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반영적 경청’을 다음과 같이 해볼 수 있습니다.

“여보, 직장에서 일하느라 스트레스가 많죠.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이렇게 계속 담배를 피울까.”

“아냐, 괜찮아.”

“나와 가족들이 걱정하니깐, 그렇게 말하는 것 알아요. 나는 당신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가족은 당신이 가장 소중해요. 혹시 담배를 조금씩 줄일 수 있을까?”

“응, 노력해볼게요.”

“난 당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다 알아요. 건강한 가정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요.”


위와 같이 말했다면, 당장 담배를 끊을 수 없다 하더라도 차츰 노력할 것입니다. 자신이 가족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인정받았기 때문이에요. 사랑하는 가족이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데 그런 가족을 위해서 못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아무리 옳은 말을 하더라도 언어적인 뉘앙스에 공격과 비난이 섞었다면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내 말에 반대로 행동하는 청개구리는 우리의 말 습관을 조금만 바꿈으로써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를 향해서 대화의 문을 닫았거나, 우리의 말에 반대로 행동하는 청개구리가 있다면 ‘반영적 경청’을 통해서 소통해 봅시다. 인간은 본래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본능이 있어요. 마음의 문을 닫았거나, 적대감을 표현하는 것이 어쩌면 존중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다른 언어적인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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