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 존중의 말을 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by 김민경

존중의 말을 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당신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당신의 마음을 보고 또 보려고 합니다. 진정한 존중이란 당신의 모든 것을 보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직장인의 아침을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 중 하나는 믹스 커피다. 커피 광고 중에서 「제자 좀 탑니다」라는 타이틀로 배우 김우빈이 출연했던 광고가 있었다. 직원들이 회의실에 모여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고 마침 커피가 떨어졌다. 막내 후배가 커피를 타오겠다며 회의실 문을 나서는데 문 앞에 과장님이 미소를 짓고 서 계신다. 과장님은 쟁반 가득 노란색 머그잔에 커피를 타오셨다. 그리고 한마디 하신다. “제가 좀 탑니다” 광고의 대표모델 김우빈이 커피를 마시면서 또 한마디 한다. “과장님, 정말 잘 타십니다” 이 광고가 더욱 마음에 와닿았던 이유는 상사가 부하직원들을 위해서 커피 대접을 한다는 컨셉 때문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커피를 대접하는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었다. 부장님이 직원들을 위해 커피를 타주는 광고는 부하직원을 향한 부장님의 사랑과 존중이 잘 표현되었다. 누군가 커피를 대접해줄 때 우리는 대접받는다고 느낀다. 대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귀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고, 상대방에게 존중의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나폴레옹은 말했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존중과 사랑이다”라고. 우리는 직장과 가정, 친구 등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존중받기를 원한다. 존중이란 받아서도 좋지만, 존중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 역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존중이 우리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존중이라는 감정이 의미한 것은 무엇인가? 존중의 대화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 두 가지 문제만 제대로 해결이 된다면, 소중한 인간관계를 지키면서 귀한 사람으로 존중받을 수 있다. 먼저, 존중이라는 말을 풀어서 해석하면 어떤 ‘존재’를 ‘귀중’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우리가 누군가를 귀중한 사람으로 여기고 대하면 상대방은 존중의 느낌을 받는다. 큰 것을 대접받는다고 존중의 느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한 가지를 상대방이 알아주거나 아주 작은 대접으로도 충분히 존중의 감정을 느낀다. 작고 사소한 것들은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쉽게 간과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관계를 지키는 존중의 대화를 위한 두 가지 비결이 있다.


첫째, 작지만 소중한 것을 살피고 배려하는 것이 존중의 대화다. 출근 후 일상에서 작은 관심을 표현하는 한마디로 상대를 존중할 수 있다. 일찍 출근한 부하직원이 매일 아침 사무실을 깨끗하게 정돈했을 때 따뜻한 존중의 한마디를 건넨다. “김 주임, 사무실이 깨끗하니 내 마음도 깨끗해지는 것 같아. 덕분에 항상 좋은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네. 고마워” 신입 부하직원이 상사의 책상을 깨끗하게 정돈했을 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요즘 아침마다 행복하네요. 우렁각시가 매일 책상 청소를 해주고 있어요” 부하직원이 간혹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지만, 쉽게 질책할 수는 없다. 상사를 위해서 애쓰는 작은 모습들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메뉴를 정할 때 부하직원이나 후배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 역시 존중의 표현이다. 간혹 먹을 수 없는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아랫사람은 표현하기 쉽지 않다. 그러니 딱 한 마디만 해보자. “매번 선배들이 원하는 식당만 갔는데, 오늘은 후배들이 메뉴를 정해보시죠. 원하는 것은 마음껏 정해도 좋습니다” 선배의 이 한마디는 오늘의 점심시간을 최고의 외식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상사에게 된통 야단맞고 울적한 동료에게 슬쩍 초콜렛 이나 커피 한 잔 건네는 것도 존중의 표현이다. 이 작은 행동이 전하는 메시지 때문이다. ‘속상하지만, 이것 먹고 힘내. 난 널 응원해’


존중의 대화를 나누는 감동적인 장면을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다.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다. 이미 종영되었지만 제법 설레며 보았다. 새내기 드라마 작가인 진주와 그녀의 친구들을 둘러싼 에피소드가 깨알 같은 재미를 주었다. 극 중 한 장면에서 주인공들이 보여준 존중의 대화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신인 작가인 진주는 첫 드라마 제작을 제안받았다. 운 좋게도 잘나가는 감독인 범수가 그녀의 파트너다. 진주와 범수는 ‘흥미 유발 엔터’라는 제작사와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또 다른 대형 제작사에서 진주의 작품을 드라마로 제작하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진주와 범수는 큰 고민에 휩싸인다. ‘흥미 유발 엔터’에서 계약을 진행하는 사람이 진주의 절친 한주이기 때문이다. 진주와 범수는 대형 제작사의 제안에 많이 흔들렸지만, 절친 한주에게 실망을 안길 수도 없었다. ‘흥미 유발 엔터’의 대표 소진은 한주, 진주, 범수와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아마도 소진은 진주와 범수에게 최후의 설득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분위기 좋은 일식집에서 이들 네 명의 긴장된 식사시간이 시작되었다.


흥미 유발 엔터의 대표인 소진은 아주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어서 말을 꺼냈다.

“작가님의 작품은 새롭고 독특했습니다. 너무 좋은 작품이라 욕심이 났어요. 저희 같은 젊은 회사는 작가님의 개성을 더욱 빛낼 수 있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회사죠. 대형 제작사보다 경험이 부족하니까요. 다만 열심히 하겠으니 믿어달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부하직원이 작가님 친구라 덕분에 얻을 수 있는 배려는 여기까지라 생각하겠습니다. 작가님이 고민하는 ‘친구니까’라는 생각은 빼주시고 편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소진은 식사를 내오는 직원에게 ‘선생님’이라고 칭했다. 술을 따를 때도 자신의 직원을 먼저 챙기는 인간적인 대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진의 말과 행동에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배어 있었다. 진주와 범수는 이런 소진에게서 ‘사람에 대한 존중’을 진심으로 느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그런 사람과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마찬가지로 식사자리에서 소진이 했던 말과 에티켓은 진주와 범수의 마음을 돌려 ‘흥미 유발 엔터’와 계약하기에 충분했다.


드라마에서 제작사 대표인 소진은 작가인 진주와 감독인 범수를 더욱 극진하게 대우해서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 한주를 더욱 아끼고 극진하게 대우했다. 한주에게 친구이자 작가인 진주를 설득해서 자신과 계약하기를 강요하지도 않았다. 식당의 종업원에게도 예의 갖추어서 존중했다. 소진은 작지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본능적으로 알았고 그 대상을 진심으로 귀중하게 대한 것이다. 그런 소진에게서 느껴지는 존중감은 주변 사람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둘째, 존중하고 싶은 상대를 보고 또 바라보는 것이 존중의 대화다. ‘존중하다’라는 말은 영어로 ‘respect’다. 즉, ‘re’(다시, 계속,)와 ‘spect’(보다)가 합쳐진 말이다. 어원처럼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대상을 다시 보고, 계속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귀하게 여기는 존재를 유심히 살펴본다. 눈으로 살피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귀로도 상대방을 유심히 살핀다. 예를들어, 소중하고 귀한 아기가 눈앞에 있으면 모든 촉감을 곤두세워서 살펴본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이 우리에게 있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계속 살핀다.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감각을 총동원하기까지 한다. 존중은 보는 것이다.


사람을 깊이 존중하고 그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서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주었던 유명한 심리학자가 있다. 미국의 유명한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칼 로저스(Carl Ransom Rogers) 교수다. 칼 로저스 교수는 저서 『사람 중심 상담』에서 여러 상담사례와 상담을 위해 반드시 지녀야 할 필수적인 지식을 전하고 있다. 존중의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들여다보았던 한 사례가 있었다. 인생의 목표가 전혀 없었던 한 소년과의 대화다. 목표가 무엇인지, 꿈은 무엇인지 교수가 물어봤을 때 소년은 성의 없이 대답했다. “제겐 꿈이 없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음, 그래도 계속 살고 싶기는 해요”


“살고 싶기는 해요”라면서 소년이 가볍게 던진 한마디에 칼 로저스 교수는 특별한 무엇인가를 느꼈다고 했다. 누구나 살고 싶다고 가볍게 말을 하지만 소년의 ‘살고 싶다’라는 말은 다르게 들렸다. ‘왜 이 소년은 느닷없이 살고 싶다는 말을 한 것일까?’ 곰곰이 생각하면서 교수는 소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교수가 소년의 마음을 보려는 노력을 진심으로 했을 때 소년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최근 소년은 정말로 자살하려고 했었다. 이날 소년은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존중받는 경험을 했고 세상과의 관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우리가 하는 흔한 실수는 가까이 있는 작지만 소중한 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멀리 있는 크고 거대한 것에만 눈길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난 소중한 것들은 결국 떠나거나 사라진다. 항상 가족을 위해서 정성껏 식사를 차려주시는 어머니께 “너무나 맛있어요. 항상 감사해요”라고 말해보자. 출근길에 아파트 입구를 청소하시는 직원분께 “안녕하세요. 오늘도 아파트 입구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해보자. 우리가 건넨 존중의 한마디는 아주 작지만, 상대방에게는 하루 종일 행복할 수 있는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존중의 대화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반대로 사람을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면 마음이 멀어진다. 무심결에 했던 예의 없는 말투는 그 사람의 인격이 될 수 있다. 식당 종업원을 향한 반말, 명령에 가까운 말, 감정적인 말에는 존중심이 없다. “이봐, 주문 좀 받지. 테이블이 더러운데 닦아 주고” 식사가 늦게 나온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있다. “음식 주문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안 나와? 왜 이렇게 늦어?” 흥미 유발 엔터의 소진이 만약 종업원을 향해서 이런 말을 했다면 진주와 범수가 그녀와 드라마 계약을 했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평생을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이런 관계 덕분에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도 있지만, 원치 않는 불행을 맞이하기도 한다. 행복과 불행,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소중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내면을 진심으로 들여다본다면 우리의 관계는 따뜻한 태양처럼 빛난다. 상대의 표정을 보고 눈동자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을 살피자. 상대의 목소리와 몸동작에서 보여지는 것들을 유심히 살펴보자. 무엇보다 우리의 내면에 숨어있는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하자. 자신을 먼저 존중하고 내면을 따뜻하게 데워 놓으면 타인을 향한 존중의 에너지가 더 잘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나면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다. “나는 우리 모두를 존중합니다.”라고.


※존중의 말을 위한 2가지

1. 작지만 소중한 것을 살피고 배려하는 것이 존중의 대화다. 일상에서 상대가 보여주는 작은 배려를 알아보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2. 존중하고 싶은 상대를 보고 또 바라보는 것이 존중의 대화다. 존중은 대상을 다시 보고 계속 보는 것이다. 유심히 살피는 과정에서 상대의 진짜 마음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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