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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Jan 05. 2024

이걸요? 제가요? 왜요?

상호 간 업무 리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필자는 예전 한국 나이로 올해 마흔 살이 되었지만, 아직 'MZ' 세대의 일원이라고 불린다.

무슨 기준으로 정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느끼기에 MZ라는 단어는 상당히 중의적인 것 같다. 

좋은 의미로는 나이를 들려하지 않고, 항상 깨어있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안 좋은 뜻으로는 그냥 떼쓰고 투정 부리는 사람들 정도로 인식이 되어있는 듯하다. 


"에효, 그럼 그렇지 너 MZ 지?" 

방금 필자가 머릿속에서 지어낸 말인데, 그럴 일 없겠지만 이 말을 상사로부터 듣는다면 상당히 뭔가 기분이 좋지 않은 느낌이랄까..? 좋은 이미지보다는 나에겐 그저 놀고만 싶고, 하기 싫은 것은 많은 투정꾼들의 집합?으로서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이 되어 있다.


 요새 MZ세대들이 자주 하는 3요가 있다고 한다. 바로 제목과 같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말이라고 한다. 사실 나도 MZ라 불리는 그 세대 구성원중 하나라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라는 생각을 평소 갖고 있으나, 그런 말이 유행하는데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선배 세 대 때에는 "나를 따르라"식의 군대식 리더십이 대세였던 시절이었을 것이라 본인들도 위의 선배들로부터 그런 부당한 업무지시를 받아도 참고하는 게 미덕이었을 것이지만, 나를 비롯한 MZ세대 나이부터 필자는 '귀하게 자란 세대'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없으면, 그들은 우물가로 갈 수는 있어도, 우물물을 떠먹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필자는 몇 년 전부터, 내가 업무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을 시켜주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내가 회사 입사해서 나에게 저런 노력을 해주신 상사분들도 많았지만, 나는 그걸 '감사'해 하곤 하였었다. 딱히 반드시 상사가 나에게 해줘야 하는 행동이라고는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내가 누군가에게 업무에 대한 부탁을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 지금은 나는 '가급적' 업무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야 업무의 몰입감이 올라가고, 필자가 원하는 업무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여기기 때문에, '초기 투자 시간 비용'이라고 생각하며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나는 그리하여 최근 유행하는 이 3요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내가 언제까지 업무의 최 전선에 서서, 일을 뿌리고 취합하고 보고하는 일만 하라는 법도 없고, 말단에 위치해 누군가 order 내리는 일만 수행하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업무를 부탁할 때도, 그 사람이 원하는 결과물을 '한번'에 받아내기 위해 그만한 시간 선 투자를 해야 함이 마땅하며, 업무를 받는 입장에서도, 자기가 해낼 수 있는 일인지, 도움은 누구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일을 완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꼼꼼히 리뷰를 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해서, 나는 일하는 분위기가 점차 유연해지고, 서로의 직장 내 '위치' 기반의 상하 명령식의 업무 스타일에서 탈피하여, 일을 맡기는 사람과 일을 수행하는 사람 간의 수평적 리뷰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점차 마련이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점차 개선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아직 우리 사회는 유연해지고 있는 것일 뿐, 유연한 사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누구에게나 이런 업무의 납득을 바란다면,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업무 간 배려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 감사한 생각을 가지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일을 주는 사람의 위치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물을 받기 위해서 일을 부탁하는 사람도 무례하지 않게 업무 배경설명 및 기대 결과에 대한 정확한 코멘트를 달아 업무를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와중에, 일을 받는 사람에 대한 업무 성취도까지 파악하여 일을 분배한다면 정말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것이다.


 더불어, 일을 받는 사람도, 너무나 수동적인 자세로 3요와 MZ세대를 앞세워 방패막삼아 일을 맡지 않는 자세를 보이기보단, 이왕 해야 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하면 한 번에 잘 일을 마쳐 결과물을 회신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업무 지시자와의 리뷰활동을 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지금의 MZ세대도 몇 년 남지 않았다. 5년에서 10년 사이에 나를 포함한 그들은 40대에서 50대의 나이를 대부분 형성하게 된다. 아마 역사는 돌고 돌기에, 미래의 'MZ' 세대가 되면 5 요가될 수 있지 않을까? 


"이걸요? 제가요? 왜요? 꼭 해야 돼요? 하기 싫은데요?"


 앞으로 내가 나이를 먹어 회사생활을 계속해도, 지금 만나는 동료들이 그나마 더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들 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마 점차 더 나이 든 후배들과 일하기 어려워 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필자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향후 있을 현 MZ세대보다 더 유연해진 미래 세대와의 조우를 위해 상대방을 납득시키는 소프트 스킬을 더 연마하기로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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