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담 Jul 16. 2024

달리기가 느린 아이

 비가 오는 바람에, 어제오늘 달리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요새 나의 최애 운동은 뭐니 뭐니 해도 "달리기"다.

평균 7에서 10km 정도를 한 번에 뛰곤 하는데, 속도를 제외하고 거리로만 보면 내 인생에 All Time High를 갱신 중이다.


 작년 여름, 아마 이맘때였을 것이다. 스마트 워치를 구입한 이후, 나도 모르게 운동을 하며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즐거움을 알게 된 이후 달리기를 즐겨하게 되었었고, 선사 마라톤 10km 완주를 통해 스스로 이만큼이나 뛸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던 필자였었다.


 과유불급, 어느새 거리도 20km 가까이 홀로 뛸 수 있게 되었고, 1km당 6분대 페이스로 속도마저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던 중, 달리기를 하고 돌아온 다음날부터 양쪽 무릎이 너무나도 심하게 아파 제대로 달리기를 못하는 날들이 반복되었었다.


 벌써 7년이나 되었네, 내가 한참 좋아하던, 내 인생의 유일한 취미였던 '농구'를 부상으로 작별한 것처럼,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했었다. 이렇게 무릎이 아파 달리기를 하지 못하는 날들에는 사내 헬스장에서 기구라도 들며 근육운동을 조금씩 이어나가고 있었다.


 올해 5월부터, 무릎통증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3km, 5km, 7km, 10km를 뛰는 와중에도 무릎통증은 거의 재발되지 않았는데, 그 비결은 바로 '반보 뛰기'였다. 


 유튜브에 '달리기 부상방지'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자 많은 종류의 영상이 나왔지만, 그중에 나는 필자처럼 달리기를 할 때 무릎이 심하게 아픈 러너들을 위해 '반보 뛰기'를 추천한다. 말 그대로 본인의 평소 달리기 보폭의 절반으로만 달리는 것이다. 그렇게 뛰다 보면 내 표현으로는 '기모노 입고 달리기'와 같은 수준의 보폭이 나오더라.


 그렇게 보폭을 반으로 줄여 뛰다 보니 평소 뛸 때보다 확실히 무릎의 통증이 줄어들었다. 아울러 심박수도 크게 올라가지 않아 조금 더 즐겁게 달리기를 할 수가 있다. 다만.. 1km를 6분대 혹은 5분대에 뛰던 사람이, 7분대에 뛰게 되다 보니 속도에 욕심을 낼 수 없어 아쉽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치지 않고 즐겁게 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상방지가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요새 한강공원에 달리기를 하러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페이스로 각자의 마라톤에 임하는 모습을 쉬이 볼 수가 있다. 모쪼록 필자처럼 부상당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달리기를 오래오래 영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