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15 : 그림

by 김수현

새하얀 붓을 들고

잔뜩 신이 난 채로

이리저리 흔들며 다니다


괜스레 탐스러워 보이는 토마토에 푹 담가

왠지 예뻐 보이는 빨간색에 흡족해하다


신이 난 얼굴로 마주한 하늘에 푹 담가

시원해 보이는 하늘을 덧입히고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푹 담가

머리가 깨질듯한 시원함에 아찔함을


지나가던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의 미소에 푹 담가

싱그러움을


달랑거리는 키링에 푹 담가

귀여움에 흠뻑 젖어


고개를 돌려 바라본 붓은

무슨 색일지


얼룩덜룩한 것이 잔뜩 묻어

귀여움과 싱그러움과 머리가 깨질듯한 시원함과

탐스러움은 온대 간데없고


그 색은 마음에 꼭 들지

그럼에도 진하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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