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붓을 들고
잔뜩 신이 난 채로
이리저리 흔들며 다니다
괜스레 탐스러워 보이는 토마토에 푹 담가
왠지 예뻐 보이는 빨간색에 흡족해하다
신이 난 얼굴로 마주한 하늘에 푹 담가
시원해 보이는 하늘을 덧입히고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푹 담가
머리가 깨질듯한 시원함에 아찔함을
지나가던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의 미소에 푹 담가
싱그러움을
달랑거리는 키링에 푹 담가
귀여움에 흠뻑 젖어
고개를 돌려 바라본 붓은
무슨 색일지
얼룩덜룩한 것이 잔뜩 묻어
귀여움과 싱그러움과 머리가 깨질듯한 시원함과
탐스러움은 온대 간데없고
그 색은 마음에 꼭 들지
그럼에도 진하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