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 삶의 에너지는 강물처럼 흐른다 9

흐름에 맡기는 여유 : 브레드버리

물이 흐를 때 맞서면 휩쓸릴 수밖에 없다. 

에너지의 흐름에 맡기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추운 겨울도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에너지가 활동하여 눈을 녹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호주의 쇼트트랙 선수인 스티븐 브레드버리의 경우는 이런 에너지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2000년 큰 부상으로 호주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였던 브레드버리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시점에는 최하위권 수준의 선수로 평가되고 있었다. 많은 나이와 부상으로 인해 실력도 상당히 저하되었기 때문에 상위권에 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출처 : 나무위키

더욱이 예선 때부터 쟁쟁한 선수들과 겨루게 되면서 순위 밖에 있었으나 실격 선수들이 생기면서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하며, 예선과 같이 2라운드와 3라운드에 각각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와 은메달리스트 등을 쟁쟁한 선수들과의 접전에서 맨 뒤에서 진행하면서 앞선 선수들의 실격과 치열한 경쟁으로 넘어진 틈을 타 행운처럼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하여 당대 최고 유망주였던 안현수, 안톤 오노, 그리고 리자쥔 등 쟁쟁한 선수들과 맞서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실력 차이가 너무 나서 처음부터 마지막으로 달리게 되었다. 

현실적 목표인 3위도 어려워지고 4위와도 격차가 커지면서 등수 싸움을 포기하고 완주를 목표로 달리게 되었다. 그런데 마지막 바퀴에서 결승선을 반 바퀴 남기고 선두를 달리던 리자쥔이 넘어지면서 오노를 건드렸고, 오노가 넘어지면서 안현수에게 손을 뻗어 넘어뜨리면서 4위까지의 선수가 다 넘어지면서 한참 뒤를 따라오던 브래드버리는 넘어지지 않아 혼자서 유유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처: 한겨례 - 행운도 3번이면 금메달 딴다

이로써 브래드버리는 호주의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남반구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꼴찌로 달리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보니 다들 앞에서 뒹굴고 있었다. 이건 이겨서가 아니라 10년간 최선을 다해서 주는 상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반구 최초의 동계 올립픽 금메달이었기 때문에 호주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 우표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선수 이름을 딴 ‘do a Bradbury’(브래드버리 하다)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이는 뜻밖에 무언가를 이루거나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흐름에 맡기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여유를 가지면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진정한 자신을 남길 수 있게 된다. 마치 흐르는 물에서 사금을 채취하는 것처럼 개인의 경험과 두려움이 벗겨지면서 에너지가 스쳐지나가고 변화된 모습을 보게 된다. 

새로운 사람들과 일들이 나타나게 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 에너지가 흘러가는 길을 만들어주면 그에 대한 보답은 세상이 자연스럽게 돌려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