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그늘 안에서

누구나 이해할 수는 없는 외로움

by 따뜻한 말 한마디

정신 건강 질환. 여러분들은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뉴스에 나오는 정신 건강 질환자가 저지른 범죄?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소재? 사실 나도 내가 정신 건강 질환의 당사자가 되기 전에는 그런 인상을 많이 받았다. 위험하고 음침한 이미지 말이다. 하지만 정신 건강 질환의 큰 폭풍이 지나가고, 그 흔적을 안고 살아가는 지금은 조금 다르다. 어찌 보면 아무에게나 말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과도 같으며 나를 한없이 외롭게 만드는 단어이다.


복직을 한지도 한 달이 다 되었다. 3개월의 휴식 속에서 바닥까지 떨어진 내 심리 상태를 끌어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사회생활을 하는 중이다. 표면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다. 잡음 없이 회사 생활을 하고 있고, 혼자만의 시간도 운동이나 취미 생활로 잘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불현듯 외로움의 감정은 다가온다. 그 외로움이란 주변의 사람이 없다거나 연애를 안 하고 있다고 해서 느끼는 외로움과는 조금 다르다. 이전 연재에도 썼지만, 다른 사람들과 나 사이에 유리벽이 가로막고 있는 듯한 외로움이다.


복직을 하고 새로운 조직에 오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은 내가 휴직을 했던 사유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외적으로는 멀쩡해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공황 장애 및 우울증의 심화로 휴직을 했었다는 말을 하면 눈빛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자그마한 변화에도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다음에 뭔가 벽이 느껴지는 듯하다. 다가오려던 사람이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현실에서, 나의 마음을 털어놓을 만한 사람은 심리상담사님과 병원 교수님 밖에 없다. 내가 느끼는 미묘한 변화, 항상 올라오는 불안감 그리고 답답함 말이다.


이렇게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 외로움은 극에 달할 때가 많다. 이전에는 연애도 몇 번 했었다. 사랑이라는 감정 아래 나와 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이 생긴다. 남은 인생의 시간에서 내가 안고 가야 하는 것은 명확히 있기 때문이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대표되는 나의 정신 건강 질환은 내가 안고 가야 한다. 하지만 그 짐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울 수는 없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내가 요즘에 느끼는 외로움의 근본 내용일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느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는 것도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요인일 것이다.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은 싫다. 그리고 나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행복이라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펼쳐져야 하기 때문에 아직 방황하는 것 같다. 사실 이전과는 달라진 삶에 대해서 인정을 아직 완전히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기본적으로 맺어지는 인간관계부터 달라졌기 때문일까.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을 털어놓을 곳이 없고, 내 곁에 사람들이 얼마 있지 않다는 사실이 나를 외롭게 만든다. 심리 상담사님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사람 마음이 아니겠는가.


어찌 보면 내가 이제는 익숙해지고 감내하면서 살아야 하는 부분일 수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내 감정을 배출하면서 나 자신을 다 잡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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