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눈물

by 따뜻한 말 한마디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첫 모습은,
나에게 밥을 떠먹이면서 울고 있는 얼굴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빚쟁이들이 집에 다녀간 날이었을 것이다.
그 시기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어머니의 눈물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사실만큼은 또렷이 남아 있다.


어린 나에게,
울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괴롭고, 힘들고, 무서웠다.
나는 마치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어머니가 우는 줄로만 알았다.
마치 어머니가 나를 버리고 어딘가로 떠나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 나도 함께 울었다.


이후에도 어머니의 눈물은 자주 반복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버지는 빚을 지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이었다.
아이디어 하나는 번뜩였고,
늘 새로운 일에 열정적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ADHD 기질 탓인지 끝을 맺지 못했다.


말만 번지르르했던 아이디어들은 늘 실패로 끝났고,
투자자들의 돈은 빚으로 바뀌었다.
결국 모든 뒷감당은 어머니의 몫이었다.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날, 아버지는 대부분 집에 없었다.

하루는 아버지가 집에 있는 날, 빚쟁이들이 찾아왔고—
아버지는 그 큰 몸을 소파 뒤에 숨긴 채
“집에 없다고 전하라”라고 어머니에게 말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 말을 전한 죄로,
빚쟁이들의 화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못난 남편의 죗값을,
어머니는 어린 아들 앞에서 치르고 있었다.

계속 울고 있던 어머니의 모습은
내게 너무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어쩌면,
‘우울’이라는 감정을 처음 배운 순간도 그때였을 것이다.
그 감정은 이후 내 삶에 깊게 스며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다.

시작부터 뭔가 어긋난 버린 느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인생.
그것이 내가 가진 내면의 출발점이었다.


사람마다 기억하는 첫 장면이 있을 것이다.
하필, 내 첫 기억은
밥을 먹이며 울고 있던 어머니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어머니가 울 때마다
나는 버림받을까 두려웠다.
어머니가 울면 나도 울었다.

우리는 그렇게,
둘만의 어두운 세계에서 함께 무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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