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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ghee Sep 11. 2024

"헐랭이 할배와 완벽주의 할매의 하루"

화성할배 금성할매의 이야기는 끝이 없을텐데
울집은 헐랭이 할배와 완벽주의 할매의 퍼레이드다.

중요한거 한두가지 빼믄 모든기 헐렁헐렁한 할배와
모든 걸 다..는 할 수도 없지만.. 암튼 최선으로 완벽을 기하려고 애쓰는 할매 사이엔 언제나 긴장감이 맴돈다.

몇일전
지인들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할배가 전화를 받더니
겸연쩍스럽게 말을 한다.

줌 미팅을 깜빡 했네..

으이구..워쪄?

응, 미안하다고 하고 캔슬했어.

할매는 속이 부글거린다.
어쩌다 한번도 아니고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있는 줌 미팅을
저리도 까맣게 잊다니!

뭐 그럴 수도 있지! 하시는 분이 있을까하여
부연 설명을 붙이자면
이미 깜빡해서 지각이라는 몇번의 전적이 있었기에
면이 안서는 상황이었답니다.

암튼지
그리고
잔소리 쟁이 할매가 가만히 있었을리가 없지요.

알람!!! 해 놓으라고.

전화기 가져다가 해 줄걸..하는 후회가..

그리고 어제 오후.
할매도 노는 사람이 아니라 바쁘게 지내느라 잊고 있었는데
핸드폰에서 알람 소리가?
뭐지?
하고 봤더니 할배가 못미더워서 할매 전화기에 알람해 두었던거죠!

그런데
아직 할배는 집에도 오지 않은 상태..
흠..

그때부터 전화기 불났지라!

뭐혀!! 얼릉 오지 않고.
8시 줌미팅인데 7시 30분 도착.

차려준 밥 먹으면서
힐끔힐끔 쳐다보길래
왜? 했더니
죄를 지어서..라고 답한다.

그러니까 혼날 일 말아야지!

그리고 혼자 생각해보니
장성한 두 아들 다 집떠나고 나서
막내가 하나 남은듯
참 손이 많이 가는기 남편이구나..
그래서 옆에 붙여주셨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남편 할배 장점 찾기 하나 해 보고 마음의 위로를 받으려한다^^

자식사랑 나라 사랑이 특출하다.
아이들 어려서는 자신의 일에 골몰하더니 이제서야  반성한다면서 어찌나 잘해주려 하는지 가끔 뭐 저렇게까지? 할 정도이다.
아이들이 귀찮아 하는 줄도 모르고 전화해서
이거 해줄까? 저거해줄까? 묻고
맛난 거 있으면 갖다 주려 먼 길도 마다않고 등등
그걸 바라보는 할매는
속으로 콧방구를 끼면서
"그러게 아이들 어렸을 때 좀 잘하지! 나 봐! 헌신하며 키웠더니 이제 가만히 있어도 애들이 먼저 전화 하잖아!"

나라사랑은 뭐..대한민국이 날라갈까봐 걱정이 태산 ㅋㅋ
할매는 그러면 옆에서 초를 치지만.
"미국시민이 뭔 할 말이 있다고!
남의 나라 걱정을! 니네 나라 걱정이나 혀유!
니네 나라도 만만치 않어!"

라고 말하는 할매는 아직 당당한 한국시민이니까요!

장점 찾는다더니
삼천포로 빠져서 할배 빈정대다 끝을 맺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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