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반대로 만나야 잘 산다고 말들을 하는데
살아보고 그리 말한건지
할매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네요.
할매가 결혼하기 전에
할매 이모가
할배의 생년월일을 가져오라 하시더니
그걸 들고 사주보는 델 가신듯혀요.
호들갑..어른에게 지송^^..스럽게 이모가 집에 들어오시더니
" 야! 너는 걔랑 결혼하면 딱이란다!"
" 날짜 잡아라!"
하셔서
암껏도 모르는 할매는 할배랑 결혼허믄
고대광실 너른 집에서 띵까 띵까 팔자 좋게 살 줄 알았드랬지유!
이모의 점괘? 궁합 결과 인 즉슨
할매는 수탉이라 뒷발로 흙을 파헤치는데
할배는 뒤에서 그 흙을 다 받아주는 형상이라고.
천생이 연분이란 이런거여! 하시드만.
지금 이모는 하늘로 쓩 가버리셔서
원망 할 길도 없구먼유.
그 사주 팔자 궁합 봐준 인간이 누군인지 찾아가서 한풀이라도 허고잡은디..누군지도 모르고.
암튼
지난 세월 돌아보믄
저 궁합은 완전 반대여라!
할배가 뒷발로 땅을 파헤쳐서 흙먼지를 날려버리믄
할매는 그 흙먼지 씌어가며 뒷치닥거리 하느라
반평생을 산 거 같으유..
물론 할배가 잘허는기 있지유.
운전..덕분에 여그저그 잘 따라 댕기며 귀경은 많이 혔지만
일년에 딸랑 그 몇주 여행으로 나머지 일년의 모든 날들의 흙바람을 보상받기는 쫌 거시기 혀요.
그렇게 무지개빛 환상 가운데
딴딴따딴! 웨딩 마치를 올리고 난뒤
할매는 할배따라 신앙을 갖게 되었고
사주팔자니 궁합이니
뭐 그딴거 신경도 안쓰고 살았지만서도..
아..그러고 나니
떠오르는기 하나 있네요.
할매, 할배 결혼 기념일은 7월 8일인디
결혼하던 해 7월 8일은 음력으로
윤달..것도 그 해엔 썩은 윤달이라허믄서
아무도 결혼 을 안하던 때였지라.
결혼식장 잡으로 갔더니
완전 귀인 대접! ㅋㅋ
결혼식 시간을 정할라 했드만
아침부터 저녁꺼정 아무때나 다 된다고
거의 통 대관수준이었지라.
가끔은
이 결혼이 찌그락 빠그락 할때면
그래선가?
썩은 달에 혀서 그런가? 뭐 그런 생각이 가끔 들기는 하였지라.
이제야
돌이 킬 수도 없고, 깨팍치기에도 너무 늦어 버렸고..아 황혼 그 뭐시기도 있다지만..
암튼
이거이 천생 연분이다 생각허믄서 살고있지요.
어쨌든 그거? 궁합 뭐 그 딴거 다 소용읎어요.
이제 나머지 인생은
그나마 할매 할배 서로 쭈글거리는 등 긁어..이건 아녀라..할매네는 각자 효자손 하나씩 있으니께 등은 각자 긁고
그저 꿈지럭 거리는 생명체가 옆에 있음으로 서로 위로하고 위안받고 사는거겠지요.
혼자 사는 친구 얘기론
서로의 간섭이 따가웠지만
그 때가 그립다 하니
비록 그런 경험치는 없지만
그런갑다! 허믄서
옆에 있어 주는 걸 감사로 여기며
오늘도 살아가는 할매여..
그래도 고집필 때 보믄
아주 기냥 팍 한대 때리고 싶지만서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