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ghee Jun 25. 2024

천생연분

할매가 38년을 함께 살고 있는 옆지기 할배는 직장 동료였지라.

처음 만났을때 그의 첫인상은 얼굴은 괜찮은데
키가 마이  아쉽구나..였지라.
그랴도 그의 인간성은 널리 널리 알려져서
동료로 잘 지내는 것으로 만족하던  때 였는데  동기 종실이가
어느 날 나에게 넌지시 물었지라.

영희야! 너 영철씨 한번 만나 볼래?
내가 옆자리 앉아서 잘 아는데 사람 참 좋아. 내가 약혼만 하지 않았으면 영철씨 만날텐데..
내가 너 아껴서 말하는거야..

그렇게 좋으면 파혼하고 만나!
난 키 작은 사람은 싫어.. ㅋㅋ

그렇게 할매 인생에서 아웃인 줄 알았건만
이미 신께서 점지해 놓으신 짝이었는지
우여곡절을 겪고 결혼꺼정 혀서
오늘꺼정 이렇게 아웅다웅 살고 있지라.

종실은 결혼하고 일본으로 남편따라 가고나서부텀 연락이 안되는디
혹 만나게 되믄 할매헌티 주거써! ㅋㅋ
종실이의 목숨을 귀히 여기시는 신께서 그녀를 보호하고 계시는지 당최 안보이네유!

암튼
그 할배!

결혼 초부터 할매 말을 청개구리 마냥 절대 안듣기 시작허더니
오늘도 여전히 할매 속을 박박 긁고 있지라

할매가 할배헌티 바라는거 별거 아니어라.

아침에 면도허고 입가랑 입술에 로숀 바르고 립크림 발라라!
밥 묵고 냅킨 쓴 거 절대 밥그릇에 넣지 마라..
그라고 몇개 더 있는디
결혼하고 부텀
지금꺼정 할매는 잔소리를 허고 있으니
누구 심줄이 더 질긴지..내기 중이여라.

할매 말을 발바닥으로 듣고 평생을 못고치는 할배가 질긴지
아님 평생을 똑같은 잔소리 허면서 할배 버릇을 고치려 그 뜻을 굽히지 않는 할매가 질긴지
오늘도 끝없이 경쟁허는 할매 할배!


일제시대때 태어나 독립운동을 했다믄

나라를 독립시키고도 남았을 할매 할배의 불굴의 끈기!!를 건설적인 곳에 사용하지 못하고

이 일에만 집중허고 사느라
둘다 아무 것도 못되고
그저 으르릉 으르릉 대고만 살고 있으니
바보들이지라..

그라고도
아직꺼정 같이 살고 있는기 기적이다! 허면서
그 기적을 즐기고 있지라!^^

그래서
아..우리는 하늘이 내린 천생연분이구나! 하면서
허허허 웃고 있어라.






자, 영어 한 자 배우고 갑시다.


Match made in heaven!
하늘이 내린 짝이여! 라는 뜻이여.

이기 원래 둘이 짝짜꿍 잘 맞는 다는 뜻인디
할매 할배는 둘이 잘 안맞는 것이 아주  찰떡이어서
천생이가 연분이지라 ㅋㅋ

인생 뭐 별거 없으니
대충 맞춰 가면서 살자! 하고서도
돌아서서 할매 말 안듣는 할배 보는 순간
눈에서 불이 파바박! ㅋㅋ 튀기고

잔소리가 자동으로 발사되는 상황이 연출되니께
엣다 이제는 모르겄다 허면서 살고 있지라.

이전 04화 어디 있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