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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ghee Jun 25. 2024

천생연분

할매가 38년을 함께 살고 있는 옆지기 할배는 직장 동료였지라.

처음 만났을때 그의 첫인상은 얼굴은 괜찮은데
키가 마이  아쉽구나..였지라.
그랴도 그의 인간성은 널리 널리 알려져서
동료로 잘 지내는 것으로 만족하던  때 였는데  동기 종실이가
어느 날 나에게 넌지시 물었지라.

영희야! 너 영철씨 한번 만나 볼래?
내가 옆자리 앉아서 잘 아는데 사람 참 좋아. 내가 약혼만 하지 않았으면 영철씨 만날텐데..
내가 너 아껴서 말하는거야..

그렇게 좋으면 파혼하고 만나!
난 키 작은 사람은 싫어.. ㅋㅋ

그렇게 할매 인생에서 아웃인 줄 알았건만
이미 신께서 점지해 놓으신 짝이었는지
우여곡절을 겪고 결혼꺼정 혀서
오늘꺼정 이렇게 아웅다웅 살고 있지라.

종실은 결혼하고 일본으로 남편따라 가고나서부텀 연락이 안되는디
혹 만나게 되믄 할매헌티 주거써! ㅋㅋ
종실이의 목숨을 귀히 여기시는 신께서 그녀를 보호하고 계시는지 당최 안보이네유!

암튼
그 할배!

결혼 초부터 할매 말을 청개구리 마냥 절대 안듣기 시작허더니
오늘도 여전히 할매 속을 박박 긁고 있지라

할매가 할배헌티 바라는거 별거 아니어라.

아침에 면도허고 입가랑 입술에 로숀 바르고 립크림 발라라!
밥 묵고 냅킨 쓴 거 절대 밥그릇에 넣지 마라..
그라고 몇개 더 있는디
결혼하고 부텀
지금꺼정 할매는 잔소리를 허고 있으니
누구 심줄이 더 질긴지..내기 중이여라.

할매 말을 발바닥으로 듣고 평생을 못고치는 할배가 질긴지
아님 평생을 똑같은 잔소리 허면서 할배 버릇을 고치려 그 뜻을 굽히지 않는 할매가 질긴지
오늘도 끝없이 경쟁허는 할매 할배!


일제시대때 태어나 독립운동을 했다믄

나라를 독립시키고도 남았을 할매 할배의 불굴의 끈기!!를 건설적인 곳에 사용하지 못하고

이 일에만 집중허고 사느라
둘다 아무 것도 못되고
그저 으르릉 으르릉 대고만 살고 있으니
바보들이지라..

그라고도
아직꺼정 같이 살고 있는기 기적이다! 허면서
그 기적을 즐기고 있지라!^^

그래서
아..우리는 하늘이 내린 천생연분이구나! 하면서
허허허 웃고 있어라.






자, 영어 한 자 배우고 갑시다.


Match made in heaven!
하늘이 내린 짝이여! 라는 뜻이여.

이기 원래 둘이 짝짜꿍 잘 맞는 다는 뜻인디
할매 할배는 둘이 잘 안맞는 것이 아주  찰떡이어서
천생이가 연분이지라 ㅋㅋ

인생 뭐 별거 없으니
대충 맞춰 가면서 살자! 하고서도
돌아서서 할매 말 안듣는 할배 보는 순간
눈에서 불이 파바박! ㅋㅋ 튀기고

잔소리가 자동으로 발사되는 상황이 연출되니께
엣다 이제는 모르겄다 허면서 살고 있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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