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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션펌킨 Jun 21. 2023

삶의 질을 유지한다는 것

나이가 들어도 꼿꼿할 수 있으려면...

철저한 자기 관리만이 살 길이다.

나이가 들면 몸의 기능이 떨어진다. 약해진 몸이 다치거나 아프면 아프기 전으로 회복되는 것은 두 세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든 나이의 어르신에게 의사가 마지막으로 힘주어 한 말은 "어르신, 운동하세요. 운동만이 살 길 입니다!" 였다. 막막한 기분이다. 결국은 운동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늙는다는 것은 더 많은 것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같다. 예전과 다르게 현저히 저하되는 신체 감각과 지적 능력까지도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할 시기다. 받아들이지 못해 우울감에 빠지고 비관적인 생각에 몰입하게 되면 몸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십 수년 전 파킨슨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잘 살아오던 사람이 코로나로 격리되어 생활하면서 단 일주일만에 무너졌었다.

자기방임으로 삶의 자세를 전환하고 무기력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사람이 다시 걷기를 희망하고 산책을 시켜 달라고 할 때 뭉클했다. 그렇게 조금씩 회복이 되더니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법을 타인에게 설명까지 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진부하지만 답없는 이 질문은 죽을 때도 깨닫지 못할 듯하다.

나이가 들고 내 존재가 세상에 그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할 때는 미련없이 생을 마감하리라 호언장담했던 지난 날의 나를 돌이키며 과연 나는 정말 그러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지금도 오래 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죽는 것은 절대 사람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 후 부터는 나의 마지막에 대한 모습을 더 고민하게 되었다.

죽을 힘도 없다는 말, 맞는 말이다.

철저하게 대비하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정말 어렵다. 그렇게 준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끝은 내 뜻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어서 또 두렵다.


라포 형성이 건강하게 진행된다면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고 있다. 가까워지면 무거워지고 힘들어지는 관계가 두려웠던 나는 언제부턴가 적정선 안에서 나아가지 않았었다. 나를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고 타인에 대한 궁금증도 의식적으로 거세했었다. 그리고 이젠 참 편하게 살고 있다고 자족했었다. 그런데 지금 아주 신비한 경험을 하고 있다.

처음엔 나를 필요로하는 사람이라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만 대했었다. 적당한 거리에서 한 사람이 자립하도록 지원하고 돕는 것도 의미있는 삶이기에 넘치지 않으려고 조심했었다.

그런데 어느덧 나는 그 적정선을 의식하지 않고도 지킬 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건조하지 않게 관계를 끌어가고 있었다. 내 속도에 맞추어 상대가 스며들 수 있게 여백을 주고 과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으니 상대방도 나와 속도를 같이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하면 되는데 난 늘 상대에게 맞추려고만 했었나보다.

내가 관계를 리드한다는 것이 이기적인 것 같이 느껴져서 상대방에게 넘겨줬었는데 오히려 그게 역효과를 일으키고 관계에 악영향을 끼친 것 같다.

다시 사회로 복귀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의외로 잘 적응하며 스트레스받지 않는 나를 발견하고 내가 한 뼘 더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죽을 때까지 성장할 것이다.

한 때 똘똘했던 것은 의미가 없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마인드컨트롤이 노년에도 또렷한 자기 생각과 의지를 지키며 살 수 있는 비결이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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