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그 따뜻한 소통

by 김종열

혼자 살지 않는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필요한 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정치인들이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거나, CEO들이 새로운 조직을 이끌게 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다. 소통이라는 것.


인류가 지금껏 생존을 해오는데 소통만큼 중요한 것이 있었을까? 원시 수렵시대에는 인간보다 크거나 사나운 짐승을 포획하기 위해서, 농경시대에는 더 많은 수확을 위해서, 산업시대에는 보다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소통해 왔다.


원활한 소통을 위한 문명의 이기 중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전화기일 것이다. 전화의 등장 이전에는 사람과의 의견 교류를 위해서는 직접 대면을 해야 하거나, 지금 생각하면 느리기 짝이 없는 편지 왕래를 통해서였다. 그러던 것이 전화를 통해서는 실시간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통신이 원활했던 건 당연히 아니다.


가장 먼저 본 전화기는 기기의 오른쪽에 돌릴 수 있는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이었는데, 통화를 하려면 그 손잡이를 돌려서 교환수를 호출하고, 어디로 연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연결이 어렵고, 오래 걸리고, 잘 들리지 않고, 중간에 끊어지기 일쑤였던 그 전화기의 송수화기에 악을 쓰듯 통화를 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수화기만 들면 교환수에게 연락이 가는 전화기가 있었지만 잠깐이었고, 둥근 원 형태의 다이얼이 달린 전화기가 세상에 등장한다. 상대방 번호의 숫자를 차례로 돌리면 연결이 되는 획기적인 전화기였다.

그러던 것이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기기와 송수화기 사이를 연결하던 선이 없어지더니, 아예 선이 없는 휴대폰으로 발전하였고, 이제는 손 안에서 전화는 물론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교류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의 시대가 되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통화는 물론, E-Mail, 메시지 송수신, 각종 SNS를 통해 그 어느 시대보다 원활한 소통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체의 소통은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 것 같고, 갈등은 더 첨예해진 것 같으며, 개인 간의 소통도 어딘가 못 미덥고, 어딘가는 미진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마 기기를 통한 소통을 변명으로 한 만남의 부재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기를 통한 소통도,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남도, 서로 마주 보며 사람 냄새 폴폴 풍기며 따뜻함을 나누는 소통만 못할 테니 말이다.

언덕 무너지면 길이 된다는 말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만남의 부재가 길어지고 있다. 이러다 사람들이 만나지 않는 게 길이 되어 버릴까 두려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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