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난 온기 1

1부. 죽음의 문턱, 삶의 온기

by Coo Lee

복학 후 그에게는 아르바이트가 생존이었다.

시간을 아끼려고 장만한 오토바이.

그날도 아르바이트로 향하던 길이었다.

저녁 7시 즈음, 작은 시장을 가로지르는 좁은 도로.

어스름한 불빛 사이로 갑자기 그림자가 스쳤다.

순간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너무 늦었다.


‘쾅!!’


쇳소리와 함께 둔탁한 충격이 오토바이 가드를 울렸다.

급히 세워 뒤돌아본 순간—

작은 아이가 쓰러져 있었다.


울음도, 미동도, 숨결마저 사라진 듯했다.

그는 직감했다.

아이는 죽었다.

그리고 자신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숨이 막혔다.

눈앞이 하얗게 꺼져 내려앉았다.

'이제 내 인생은 끝났다.'

그 생각이 온몸을 짓눌렀다.


그 순간, 누군가가 외쳤다.

“뭐 해 이 사람아! 이 아이 어쩔 거야?”


택시 기사가 아이를 안아 뒷좌석에 눕히고 곧장 달렸다.

그는 엉겁결에 오토바이에 올라, 택시 뒤를 쫓았다.


머릿속은 소용돌이쳤다.

‘아이는 진짜 죽은 걸까?

이대로 가면 내 인생도 끝인데…

아무도 모르는데, 그냥 도망칠까?

핸들만 꺾으면, 지금이라도…’


수 없는 갈등이 바늘처럼 뇌리를 파고들었다.

손이 떨리고, 가슴은 미친 듯이 뛰었다.

무너져 내릴듯한 정신을 가까스로 붙잡았다.


끝내 도망치지 못한 그는 병원 앞에 멈춰 섰다.

아이는 응급실로 실려 들어갔고,

그는 대기실 한구석에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흐느꼈다.


어머니와 가족들의 흐릿한 얼굴들이 눈물 너머로 일렁였다.

그의 인생도,

모든 기대와 희망도

한순간에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여기서 끝나는구나!’


얼마 후, 아이 아버지가 급하게 달려왔다.

그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말은 흘러나왔지만, 울음에 막혀 알아듣기도 어려웠다.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슬로우모션처럼, 모든 게 꿈 같았다.

아니, 악몽이었다.

끝없는 추락 속에서 깨어나기만을 바랐다.


한참 뒤, 아이의 아버지가 응급실에서 나왔다.

그는 잠시 멈춰 서서, 아무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숨조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몇 초 남짓이었지만, 그에게는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의 아버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도 장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토바이를 타지만, 오토바이는 정말 위험해.

젊은 학생이 먹고 살려고 애쓰는 건 알지만, 가능하면 타지 마.”


잠시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다가, 낮게 덧붙였다.

“아이는 다행히 깨어났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요.”


그 순간, 짓누르던 어둠이 갈라지고

한 줄기 빛이 그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었다.


‘아이가 살았다. 아이가 살았다고?!’


벅찬 안도감이 몰려왔지만, 동시에 또 다른 혼란이 덮쳤다.

‘어떻게 이런 분이 계시지?

자식이 죽을 뻔했는데,

화를 내기는커녕, 나를 위로하다니…’


그의 심장 깊은 곳에서

뜨거운 고마움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는 한참을 울었다.

가슴 속 깊은 상처를 눈물로 씻으며,

부서져 내린 세상을 조금씩 다시 세우고 있었다.


그날, 그는 한 아이를 사지로 내몰았고,

그 아이의 아버지는 그런 그를 품어 주었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절망의 한가운데서,

누군가 내민 용서 한마디가

그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날 이후, 그는 다짐했다.

한순간의 도망은 평생의 굴레가 되었을 거라고.

아이는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뺑소니라는 붉은 낙인으로 영원히 새겨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었을 것이다.


잘못은 누구나 저지른다.

그러나 그 잘못 앞에서 멈춰 서는 용기,

그 기억을 성찰로 바꾸는 힘—

그것이 한 사람의 진짜 값어치다.


그는 지금도, 그 길 위에 서 있다.

느린 걸음일지라도,

정직한 발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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