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팀, 책임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다음 해 초,
마침내 한국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그러나 기쁨을 느낄 시간은 없었다.
눈앞에는
이 법인의 존속을 좌우할
훨씬 더 시급한 과제가 놓여 있었다.
한국 법인의 의료기기 수입 인허가.
5월까지 식약처 기준에 맞는 준비를 끝내지 못하면,
법인은 존재 이유를 잃는
시한부 조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는 의료기기 GMP 기준이
막 도입·시행되던 시기였다.
요구 사항은 한층 까다로워졌고,
막 출범한 법인에게 주어진 준비 기간은
지나치게 짧았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허가 전문가를 찾는 것이었다.
지인들을 통해 수소문한 끝에
신뢰하던 전 동료로부터
실력 있는 후배 한 명을 소개받았고,
그는 직접 그녀를 만났다.
그는 사업에서
인사가 만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 후보자와의 첫 만남에서는
능력보다 사람을 먼저 보려 했다.
딱딱한 사무실 대신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자리를 골랐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시작되었다.
그 속에서
그는 그녀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
일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씩 읽어갔다.
그리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실력은 검증된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의지와 책임감을 확인하기 위해
업무 이야기를 미루고
인간적인 대화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녀는
실력 이상의 어려움 앞에서도
배우며 버틸 줄 아는 사람이었고,
불확실한 여정 속에서도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는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막 설립된 회사에서
모험과 책임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사람이었다.
둘은 빠르게 뜻을 모았고,
곧바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인허가 전문가는
회사가 갖춰야 할
수많은 요구 사항을
단기간에 준비해야 했다.
그녀는 해야 할 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사실은
첫 일주일 동안
업무를 상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그렇게 그녀에 대한 그의 판단은
짧은 시간 동안 함께 일하면서
정확했음이 곧바로 증명되었다.
신뢰할 수 있는 그녀에게
그는 인허가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작은 성과에도 함께 기뻐했다.
어려운 순간에는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았다.
그 순간,
그는
가장 중요한 싸움 하나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았다.
명확하게 기한이 정해진
빠듯한 인허가 시간과의 싸움에서
그는
진심으로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을
제대로 세웠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했다.
그러나 그 시간을
결과로 바꾸는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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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들은 **<히치하이킹 인생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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