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새 학기가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지나 이제 고2가 된 큰 아이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다고 했다
코로나가 터지고부터는 학교에서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 못 갔는데 첫 수학여행을 간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 까지도 기분이 좋아졌다
친구들과 수학여행에서 장기자랑을 한다며 반 친구 7명과 크레용팝의 빠빠빠빠... 춤 연습을 한다며 학교 야자를 마치고도 집에 오는 시간이 늦어져서 안쓰럽다가도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학창 시절에 소심했던 나와는 정반대인 딸아이가 부럽기도 했다
드디어 오늘 아침 수학여행을 가는 아이를 배웅하면서 나는 밥 잘 챙겨 먹어 꼭꼭!!
이라고 나 혼자만이 잔소리 노래를 불렀다
나는 학창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소풍 때 김밥을 싸간 적이 거의 없었던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우리 아이들이 먹는 밥에 엄청 신경을 쓴다
지금껏 애들한테 "공부해"라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지만 "밥 먹어라" " 밥 먹었니?"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남편은 어렸을 때 못 먹고 컸냐고 왜 이렇게 밥에 예민하냐고 농담처럼 던지지만
믿거나 말거나 나는 "응 진짜 못 먹고 컸어"라고 대답한다.
나는 체구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식탐이 조금 있는 편이다
외식을 해도 누가 봐도 못 먹을 양이라 가족들은 그만 시키자고 말리지만 못 먹으면 포장을 한다며 설득해서 일단은 많이 주문해야 직성이 풀린다
"밥심"이라는 말도 있듯이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진 않던가
나는 누가 봐도 한국인의 모습이지만 "밥심"이란 말에 더욱더 부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도 하면서 주부인 내가 아이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밥은 먹었니? 뭐 먹을래? 뭐 해줄까? 뭐 먹고 싶니?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거 같다
아이들은 매일 엄마가 노랫말처럼 하는 잔소리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게 이 말은 내가 가족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지를 알리는 제일 큰 마음의 표현이다
오늘도 퇴근을 하고 나는 늘 그랬듯이 남편과 작은아이에게 오늘은 뭐해줄까? 나만의 잔소리 노래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