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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이 Feb 07. 2023

키우던 마오리 소포라가 죽었다.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


누군가 내게

너는 참 단단한 사람인 것 같다고 했다.


누군가 내게

너는 어떻게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되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그저 그렇게 자랐어.




내 식물에게

‘마오리 소포라야, 너는 어떻게 그렇게 예쁘고 단단하게 잘 컸어?’ 라고 묻는다면


‘글쎄, 나는 햇빛도 많이 받고, 적당한 때에 물도 잘 받아 마셨어. 햇빛이 너무 강하면 그늘로 피하게 해 줬고, 그럼에도 초겨울까지 찬 바람을 이겨보도록 내내 베란다에서 자랐어. 나는 그렇게 자랐고, 그녀는 나를 그렇게 키웠어.‘라고 하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그저 자랐어.

내가 키운 마오리소포라처럼.


사랑도 받고, 기쁨과 성취도 느끼면서. 너무 달게도 아니고 너무 쓰게도 아닌. 세상의 풍파는 모르되, 세상의 어둠은 어느 정도 알도록. 나는 그렇게 자랐고, 부모님은 나를 그렇게 키웠어.




근데 그거 알아?

내 마오리 소포라는 얼마 전 죽었어.

내가 힘들 때 살펴보지 못했었거든.


단단하게 자란 사람도 언젠가는 무너져.

그러니까 단단하게 큰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돼.

이제부터 단단한 사람이 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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