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by 오롯

감기에 걸린 거 겉은 증상인데도 격리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게 느껴진다. 정말이지 몹쓸 병이다.


엄마가 아플 때와 아빠가 아플 때의 집의 양상은 너무 다르다. 내가 아파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아이들은 버퍼링에 걸린 것처럼 무얼 할지 잘 몰라한다. 그래도 이젠 꽤 커서 평소에 내가 계속해서 같이 뭔가를 해 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혼자서도 잘 놀고, 같이 어울려서도 잘 놀곤 했었는데 내가 아예 사라지자 심심하다고 아우성이다. 같이 놀아주는 역할에선 사라진 지 나보다도 더 오래된 남편은 막상 해주고 싶어도 무얼 해주어야 할지 몰라한다. 아이도 나랑 하던 놀이를 아빠에겐 같이 하자고 묻지 않는다. 아이들의 마음에도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것과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구분되어 있나 보다. 내가 없다고 해서 식사가 해결 안 되거나 하는 집이 아닌데도, 심지어 내가 있어도 평소 출근할 땐 남편이 아이들의 아침을 챙겨주는데도. 놀이에 있어선 내가 한 수 위인가. 그저 몸이 아프자 아빠보단 엄마가 더 생각나는 나의 마음과 비슷한 걸까.


몸에 힘이 없고 너무 졸리다. 밥을 잘 안 먹어선가. 머리도 아프고. 이건 커피를 안 마셔일 수도.


오늘 깨달은 사랑은. 일어나자마자 나에게 굿모닝을 하겠다며 달려내려온 아이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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