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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여전히 한달살기 중

나의 집은 어디인가?

by Anais Ku

치앙마이에서 여전히 한달살기를 거듭해서 하고 있습니다. 기약 없이 원웨이 편도 티켓으로 왔기에 언제

귀국하겠다거나 혹은 여기서 계속 지내겠다거나 정해진 것 없이 아직 이곳에 있습니다.


오늘로 이곳에 온 지 딱 한 달 하고도 2주가 지났습니다. 예정은 빠이에 가서 매홍손의 명상 센터에 가려고

했으나 같이 가려던 친구의 일정 때문에 며칠 연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여행을 하다 보면 현지에서 만나지는 친구와 보다 깊은 유대관계를 가지고 같이 지내게 되는 경향이 큰 사람이라 아주 쉽게 친해지고 마음을 여는 편이라 그런지 그런 관계 속에서의 상황을 꽤나 즐기는 한편 또

예기치 않은 상황에 쉬이 영향을 받는 편이라 자신의 연약함과 유연성을 함께 보면서 여행을 어찌어찌

계속해나가고 있습니다.









12월 28일 치앙마이 도이수텝 명상센터에서 Vipassanna meditation을 일주일 뒤 다시 치앙마이 올드시티로 돌아왔습니다. 원래 예정한 시간은 2주였는데 계속 현지에 있는 친구와 연락을 하게 되거나 예상보다 명상이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보다는 그냥 현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금의 저에겐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도 역시 타이밍이 중요했는데 산에 가기 전에 만난 친구와 부쩍 가까워지기도 했고 명상이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언제 해도 되는데 굳이 지금이어야 하나? 하는 질문에 스스로가 대답하기를 현재에 집중하려면 내 몸이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주일 머문 것으로 그냥 다시 도시로 돌아온 것입니다.







명상센터에서 말하는 것과 휴대폰 사용 등을 금지했지만 저는 그냥 너무 스트릭트 하게 하지 않고 저에게 자유로움을 더 주었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산책을 하면서 하거나 명상을 하면서도 주변에 감사하는 기도를 더 많이 했습니다. 도심에서 벗어나 산으로 들어가니 그리운 고마운 이들이 더 많이 생각났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이어지는 가족들과 지금 곁에 없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그들을 그리워하고 그들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기도를 아주 오랫동안 했습니다.








신기하게 한 명 떠오르면 이어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만난 사람들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들

오랫동안 보지 못했지만 불현듯 기억이 나서 그저 나의 주변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기도했습니다.

신을 믿고 종교가 어떻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나와 관계된 이어진 모든 이들이 있어줘서 지금의 내가 여기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는 지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종종 가는 바에 갔는데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밤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얼굴과 인사를 나누고 라이브 음악을 들으면서 이곳은 나의 자리인가? 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낯선 이와도 쉬이 친구가 되고 한참 아무렇지 않게 지내온 시간을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여정을 나누고 나의 자리는 나의 집은 어디인가? 를 더 곰곰이 생각하는 밤이 되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은 자신의 집이 어쩌면 지금 현재 있는 이곳이라고 여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그 길에서 나의 집은 어디인가? 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집이 없는 이들에게 이곳은 과연

좋은 집이 될 것인가?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이 될 것인지를

묻고 답하는 시간이 이번 여행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집을 찾으셨나요?

따뜻하고 편안한 그대만의 집에서 혹은 마음의 안정을 주는 어느 곳에서 이 글을 읽으신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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