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여러 번 방문한 도시 : BKK
방콕에서의 어느 하루
처음 태국 방콕을 간 건 언제였을까? 가장 많이 간 도시 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가족들과 또 누군가와 그리고 혼자서 그렇게 많이 간 곳이 태국 방콕이고, 코로나 전 해외여행은 태국에서의 2주일이었다. 방콕과 치앙마이를 다시 갈까 하다가 현지에서 맘이 바뀌어서 남쪽에 위치한 코팡안이라는 섬에 갔었는데, 돌이켜보면 나의 선택은 항상 그러했다. 오픈해두고 마음에 끌리는 대로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거.
풀문 fullmoon party로 유명한 곳인데 갔을 때는 초승달 거의 눈썹 같은 cresent,
New moon 시기였지만 그거대로 좋았다.
처음 치앙마이에 갔을 때에도 그다지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는데 왜 다들 한달살기를 하려고 그렇게 유명해진 거지? 하는 약간의 대세의 흐름이 궁금해서 실제로 가보자 해서 가본 그럼에도 남들 간다고 하여서 빠이를 바로 따라나선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치앙마이를 갔을 때 좋기는 했지만 한달살기 할 만큼 좋다고 느끼지 못한 건 아마도 우기에 가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자. 태국은 정말 호텔이나 카페 등 F&B 문화가 잘 되어 있어서 어느 동네는 서울, 부산 보다도 근사한 곳들도 많고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는 세계적 브랜드의 호텔도 꽤 많다. 예를 들면( St. Regis , four season_ 우리나라 들어온 지 얼마 안 됨, 월도프 아스토리아, 페닌슐라 호텔 , 만다린 오리엔탈 등) 고급 호텔이 있다고 꼭 좋은 건 아니지만 여행 가서니까 하루 1박 정도는 좋은 곳에서 머물고 싶으니까 궁금하여 가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언급한 곳에서 머물러 본 적은 없다. 가족들하고는 유명한 시암 파라곤에 있는 독일계 호텔
켐핀스키 호텔에 머문 적이 있고, 야경과
선셋으로 유명한 르부아 호텔의 스카이바
시로코 때문에 생일에 머물면서 즐겼고
혼자 여행할 때는 어김없이 호스텔이다.
도미토리 중에서 동네가 힙하거나 라운지가 잘 되어 있는 호스텔은 특급 호텔 못지않게 지낼 수도 있고, 파리와 도쿄에서 시도해 본 카우치서핑 ( 누군가의 낯선 이의 집 카우치를 빌리는 것 )도 해 본 적 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머물게 해 준 것에 대한 답례로 늘 가보고 싶었던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경마장을 바라보며 티타임을 선사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언급한 호텔 중에서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베란다 레스토랑에서
생일날 식사를 하기도 했다.
생일이 같은 그녀와 함께.
그렇게 다양한 이들과의 추억의 장소은
방콕은 언제고 다시 또 방문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3개월 정도 지내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꼭 방콕이 아니더라도 근교도 좋고, 아님 가 본 적 있는 후아힌 이나 푸켓, 가 보지 못한 코 타오나 코 사무이, 크라비, 꼬리빼 섬에서 지내보고 싶기도 하다.
글을 쓴다고 보여드린 지인께서 아나이스가 좋아할 만한 곳이라며 추천해주신 곳인데 코 팡안 갔을 때 가보려다가 코로나로 가지 못하고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 여행하는 게 대부분인 나로서는 좋은 호텔은 사치 같은 거라 잘 이용하지 않는다. 여기저기 카페도 가야 하니 호텔에서의 호캉스가 아닌 다음에야 럭셔리 호텔은 주로 안 가지만 지금 올린 사진의 호텔 정도면
나에겐 과분할 정도로 좋다.
조그만 수영장이 있고, 잘 가는 동네의 중심에 위치하고 바로 앞에 로컬 푸드가 언제나
팔고 있고, 뭐 그런. 이 호텔에서 중국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어울리면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하고 아침에 깜짝 커피 선물을 받기도 한 추억의 장소다.
카페 운영할 때 너무나 힘들어서 그냥 훅~ 하고 바로 당일 티켓팅 해서 간 것인데 호텔도 딱 좋았고, 여기 있던 호텔방의 스피커로 CigarettesAfterSex의 곡을 K를 반복해서 듣는 밤과 낮이 참으로 좋았다.
아마 가족들과 갔을 때 시암 켐핀스키 머물 때 바로 앞 상가에서 먹은 거로 기억된다. 이때 만해도 조카들이 어려서 유모차를 이고 지고 무슨 고생이었던지...ㅎㅎ 조카들은 기억도 못하겠지만. 너네들 모시고 다니느라 대중교통에 육교까지( 택시에 유모차 2개가 안 실려서 ㅋㅋ) 고생하며 여행했단다. 그래도 번갈아가며 마사지하고 나름 즐겁게 보낸 기억이 있어서 좋다.
수영을 좋아해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수영할 수 있는데 바다수영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수영장에서의 밤 수영을 좋아하는 데 이렇게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책 보고 낮잠 드는 거 이 아무렇지 않은 여행의 일상을 애정한다.
어릴 때 수영 선수를 일찍 그만둔 건 어쩌면 행운이다. 지금까지 즐겁게 즐기면서 수영을 할 수 있으니까. 선수로 대회 1~2번 나가고 적성이 아니란 걸 알고 얼른 포기하고
전학 간 탓에 지금도 여전히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한다.
파톰 오가닉이었나? 이 당시에 꽤나 유행한 카페였던 거로 기억된다. 지금에야 이런
카페가 너무나 많이 생겼지만 이때 이런 오가닉, 에코 프렌들리 뭐 이런 게 트렌드였던 시기가 있어서 카페 투어 겸 시장조사 명목
나중에 치앙마이 가서도 느낀 건 도심에
있더라도 뭔가 자연을 품은 창 그러니까 단 하나의 창이라도 아치형이라던가? 제주도 카페 동백처럼 펼쳐진 들판 느낌이라던가? 그런 포인트가 있다면 위치가 조금 외지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때 했는데 막상 다시 카페를 한다고 해도 글쎄 위치가 70% 이상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선뜻 다시 시작하게 되지 않는다.
방콕은 카페 투어만 해도 한달살기로 모자란다. 그 정도로 카페 문화와 커피 문화, 바 등이 발달되어서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브런치 역시 한국에서 보기 힘든 색상의
음료와 메뉴로 내내 사진을 담게 만들어버린다. 가구 하나, 서버의 애티튜드, 흐르고 있는 음악, 공기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제대로 하모니를 만들어야만 가능한 것인데
그걸 잘 살린 곳들이 많아서 돌아볼 맛이
나는 곳이 바로 방콕이다. 다음에 간다면 가보자 못한 아리 쪽에 아예 숙소를 잡고 돌아볼 생각이고. 차이나타운에도 괜찮은 곳들이 많고 차이나타운과 리버사이드가 연결되는 부분의 호스텔도 카페도 좋아서 다시 갈 요량이다.
이 사진은 2015년 사진전 할 때 제일 맘에 들었던 사진인데, 전시했던 호텔의 담당자에게 줘서 액자는 없지만 애정했다.
사진전 대분분의 사진이 유럽의 도시들이었는데 유독 이 사진만 방콕인데 뭔가 방콕을 떠올리기보다는 부산이라고 해도 서울에도 있을 법한 ( 실제로 남산 뷰의 몬드리안 호텔이 딱 이런 느낌의 바가 있다. )파리라도 해도 바르셀로나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곳인데 여기는 방콕의 그 유명한 버티고 바이다. 현기증이라는 말을 높은 층에 위치한 바에다 네이밍 한 건데 참 잘한 듯하다. 가족들과도 가고 반얀트리 호텔 방콕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어서 어느 해에는 여기서 식사를 한 적도 있지만 요즘은 또 근사한 바들이 많이 생겨서 여기 안 간지도 한참이다.
소피텔의 바도 유명하다 하여 가보고. 통러 쪽에 메리어트 호텔 바 옥타브에도 간 적 이 있고. 르브아 호텔의 시로코 등등 가본 곳도 많지만 새로운 곳들이 계속 생기고 있어서 아마 다시 태국을 찾는 다면 갈 곳은 또 많을 텐데. 기사를 보니 여전히 코로나 상황으로 자가격리도 연장되고 당분간 이곳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은 한참 뒤일 듯 하지만
이런 사진들이 있어서 머리 속은 언제고 다시 갈 수 있으니 사진 한 장에 위로받고는 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