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왕관 뒤의 그림자

성공의 상징이 자유를 구속하는 역설에 대하여

by 풍운아의 되새김질

우리는 종종 유명한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일론 머스크처럼 말 한마디로 시장을 흔드는 사람, 워런 버핏처럼 조용히 앉아 있어도 모두가 귀를 기울이는 사람, 혹은 어디를 가든 환호와 시선을 받는 연예인들까지. 돈도 많고, 영향력도 크고, 선택지도 많아 보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저 정도만 되면 인생이 훨씬 쉬워지지 않을까.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유명해진다는 건 생각보다 단순한 축복이 아니다. 이름이 알려지는 만큼, 나라는 사람은 점점 뒤로 물러난다. 어디를 가든 시선이 따라오고, 무슨 말을 하든 의도가 분석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태도가 해석된다.

그들도 분명 사람일 텐데 기분이 가라앉는 날도 있고, 아무 이유 없이 혼자 있고 싶은 날도 있을 텐데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늘 정제된 얼굴을 요구받는다. 솔직하면 논란이 되고, 자유로우면 무책임이 되고, 침묵하면 회피가 된다. 그렇게 사는 하루는 과연 얼마나 피곤할까.

그래서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차라리 돈이 조금 없고 덜 유명하더라도,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않는 상태로 내 속도대로 걷는 인생이 더 값진 건 아닐까 하고.

이 지점에서 내 마음은 묘하게 갈라진다.

나는 ‘풍운’이라는 이름이 유명해지길 바란다. 글이 더 멀리 가고, 생각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고, 이름이 구름처럼 세상을 떠돌면 좋겠다. 하지만 그 이름을 만들어낸 본체인 나는 전혀 유명해지고 싶지 않다.

이건 욕심일까, 모순일까. 아니면 아주 솔직한 본능일까.

어쩌면 나는 타인의 박수 소리에 길들여지는 삶이 아니라 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유명세는 도구일 수는 있어도 목적이 되어버리는 순간 나는 나를 잃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꿈꾸는 모습은 이렇다. ‘풍운’이라는 이름은 구름처럼 세상을 떠돌며 흔적을 남기되, 그 구름을 만들어낸 나는 맑은 호수처럼 조용히 머무는 것. 흔들리지 않고, 굳이 증명하지 않고,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유명해진다는 건 결국 선택의 문제다.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지, 어디까지 지킬 것인지. 그 선을 지키지 못하면 성공은 곧 피로가 되고, 인정은 감시가 된다.

결국 가장 값진 인생이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불러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내가 내 목소리를 듣고 사느냐에 달려 있다. 유명세는 도구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진짜 나를 지키는 선을 지킬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나는 아직 그 선 위에 서 있다.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과 유명해지기 싫은 마음 사이에서 오늘도 조용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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