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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고니파더
Dec 05. 2024
좋은 선배에 대한 이야기
sincere attitude is important
5년전에 쓴 글인데 지금 다시 생각이 나서 브런치스토리에 옮겨 봅니다.
과거 은행에서 근무할때 심사부서에는 저보다 5살 많은, 키는 초등학생 만한 여자 차장님이 있었습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아마 160도 안되는 아주 아담한 분이다.
조그마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악바리 근성을 보여주는 분인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직장내 여자 악바리와는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이라고 보면 됩니다.
뭐랄까.
선한 악바리라고 해야 하나.
억척스럽기만 하고 위에만 잘 보이려는 그런 속물이 아닌, 진득한 형님 같은 매력이 있는 그런 분이죠.
이분에 대해 악바리라고 일컷는 이유는 무엇보다 성실한 모습을 한결 같이 보여주기 때문.
사례를 들어보면 먼저 이분의 집은 강원도 춘천인데, 서울까지 출퇴근을 근 5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었습니다.
알기론 당시에 집에 고3이 되어가는 딸도 있었는데도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단 한번도 늦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
그렇다고 술자리에서 빼는 사람이냐?
절대 아니었어요.
더 먹었으면 먹었지.
과거 유퀴즈에 나왔던 주류회사 팀장 '유꽃비'님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쉬울까.
아닙니다.
이분은 확실히 그분보다 한단계 위에 있는 분이 확실했습니다.
부드러운 강함이 있기 때문이죠.
재가 진짜로 놀랐던 날이 있었는데 그분이 일찍 출근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 날이면, 부서에 있는 화분의 물을 혼자서 싹 주면서,
보너스로 (자비로) 다이소에서 산 식물 영양제도 살포시 꽂아주는 모습을 봤었죠.
자기 화분도 아니고 누가 시켜서도 아니었습니다.
누구에게 잘보이려고 하는 행동 또한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거였죠.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부서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주는 걸 그 당시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런 모습이 조금 낯설고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웃기게도 '젊은 후배들에게 너도 따라 하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는 건가' 라는 의심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의심을 거두었는데, 왜냐하면 이것은 그분의 일상에 대한 기본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 내렸기 때문입니다.
"A sincere attitude is more important than a smart one"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이분을 보고 나온 말이 아닌가 싶네요.
이 악바리 선배의 그런 태도들을 보면서 '닮고 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업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배들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선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하루가 오늘따라 갑자기 기억에 남습니다.
나도 그런 선배가 될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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