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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관제조업체에 대한 투자심사

고부가가치? 저부가가치?

by 고니파더

최근 실사를 다녀온 강관 제조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강관에 대한 정의는 아래 첨부 글 참고하시길.


강관 (naver.com)


먼저 제품의 최종 사용처는 건설 현장의 건물 외벽 가설제나 해양구조물, 상하수도 배관, 송유관이라고 보면 됩니다.


결국 인프라와 관련 있는 산업이라는 뜻.


원자재는 포스코나 현대제철 같은 철 회사에서 HR Coil을 가져오고 그걸 가공해서 산업 현장에 맞는 강관을 생산하는 구조입니다.


여기까지 듣고 '뭔가 큰 기술이 필요할 것 같지 않은 느낌' 을 가졌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답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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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에서 쓰이는 구조 보강용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용접 수준의 기술만 가지고 있으면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고로 기술적 차별성은 없습니다.


마진도 박한 수준.


다만 송유관에 쓰이는 강관, LNG 수입용 이동 강관 등은 녹슬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특수 기술이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라고 합니다.


또한 해상풍력의 기초가 되는 어마무시하게 큰 강관은 특수한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라,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제한되어 있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상대적으로 마진이 잘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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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체 실사를 진행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수출 비중' 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수출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라는 뜻.


설명을 덧붙이자면, 국내에서는 주로 최종 매출처가 건설 경기와 연관되어 있는 곳이 대다수이다 보니,


최근 건설경기 악화와 관련되어 매출이 정체되고 있는 모습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값싼 중국산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환경도 국내 마진에 악영향을 주고 있죠.


반면 해외의 경우에는 반대로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이는 두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봐야 하는데, 먼저 미-중 무역 분쟁이 한 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치가 비교적 낮은 강관의 경우 사실 우리나라보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은데,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높은 관세를 적용받는 중국산 강관이 미국에서 설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죠.


美무역위, 中강관에 ‘관세 폭탄’ 승인|동아일보 (donga.com)


그 틈새를 국내 업체들이 파고드는 모양새.


다른 하나로는 송유관이나 해상풍력의 기틀이 되는 고부가가치 강관의 해외 수요가 많다는 점입니다.


탈원전을 선언한 유럽이나 셰일가스 추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의 경우 특수한 형태의 강관이 필요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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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확대하는 유럽…韓 기업도 진출 박차 < IB/기업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결국 이 업계에서는 '높은 수출 비중 = 높은 수익성' 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거라고 판단됩니다.


추가로 수출 국가별 비중도 확인해 놓으면 좋을 듯.


두번째 포인트로는 생산하고 있는 주요 제품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탄소강과 특수강의 매출 비중은 얼마나 되는지,


제품군 중 구조용, 송유관 및 특수 배관의 비중에 대한 분석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개인적 의견으로 제품군이 넓을수록 리스크가 Hedge 되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외 변수에 워낙 민감한 부분이 많다 보니 (관세나 기타 진출국의 상황) 취급 제품군이 넓어야 관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생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세번째로는 늘 강조하는 유형자산 (공장)의 소유 및 이의 재평가 여부입니다.


참고로 수출이 많다 보니 주로 선적에 용이한 항구 근처에 관련 공장이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험상 이런 필지는 간척사업을 통한 매립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매립지는 보통 토지를 지자체에서 소유하고 건물 부분만 유형자산의 잡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계정 과목상 토지와 건물의 구성 비율도 잘 뜯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새만금은 ‘간척? 매립 사업?’ 2008년에 멈춰있는 1억 평 (pressian.com)


오늘은 강관 제조업체를 투자 심사 관점에서 이야기 해 봤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나마 수출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가 자동차와 반도체, 그리고 라면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강관산업도 애국에 이바지 하고 있는 분야가 아닌가 싶네요.


관련업에 대한 심사를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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