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비트, 쌍용씨앤이
블로그에서 자주 언급했던 선호하는 회사인 에코비트가 5년만에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모집금액을 크게 상회하는 돈이 몰렸다는 소식입니다.
무엇보다 발행 목적이 시선을 끄는데 인수금융 차환이네요.
회사채 직접 조달을 통해 인수금융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의미.
참고로 에코비트의 현재 신용등급은 A+입니다.
오늘 기준 공모 무보증 A+/5년물 금리가 3.916%이니, 인수금융 선순위 트랜치 금리가 약 5.5%라고 하면 1,000억당 10억씩의 금융비용을 아끼는 셈이 됩니다.
아낀 금융비용은 Equity 투자자의 배당금이 되겠죠?
GP 입장에서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에코비트 5년 만에 최대 2000억원 회사채 발행…“인수금융 차환” - 매일경제
추가로 지난주에는 시멘트 회사인 쌍용씨앤이 딜도 시장을 시끄럽게 했습니다.
'시끄럽다'는 표현을 쓴 것은 예외적으로 2년만에 리파이낸싱을 추진했기 때문이죠.
재밌는 게 Recap이 아닌, 그러니까 사모펀드에서 배당금으로 빼가기 위한 리파이낸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한 리파이낸싱인데 시장에서 이건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흥미롭습니다.
더벨 - 국내 최고 자본시장(Capital Markets) 미디어
또 인수금융 직접 차환은 아니지만 기업 인수와 관련해서 과거에 발행한 EB 상환을 위한 리파이낸싱도 있었습니다.
아래 기사에 나와 있는 세아베스틸지주의 공모채 발행이 바로 그것이죠.
공모채를 발행해서 인수금융도 상환하고 교환사채도 상환하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일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현금 부족' 세아베스틸지주, 공모채로 영구 EB 조기상환 < 경제/산업 < 기사본문 - 뉴스톱
사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묻지마 투자'로 인해 물린 딜들이 많아서인지 인수금융 시장에서 중도상환은 오히려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참고로 딜라이브, 네파, 그리고 어제 오늘 꽤 시끄러운 홈플러스 건이 바로 대표적인 '물린 사례'라고 볼 수 있죠.
가만보니 Sponsor가 다 익숙한 이름이네요? ㅎㅎ

케이블TV 업계 3위 딜라이브 인수금융, 디폴트 고비 넘겼다 - 매일경제
그런데 지금은 이런 중도상환이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리가 계속 인하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러다보니 인수금융 심사 건을 검토하는데 있어서 챙겨봐야 할 변수가 하나 더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제목에서도 언급한 "조기상환 리스크".
'듀레이션 매칭' + '중위험 중수익 자산'으로서 투자 매력도가 부각되던 인수금융인데, 이렇게 조기상환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면 투자할 때 한가지를 더 검토해 봐야 합니다.
바로 'Tranche A만기가 5년인데, 실제 5년 이전에 Exit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닌지?'
혹은
'중도상환에 따른 자금운용 리스크를 Hedge 하기 위한 수단이 존재하는지?' 등이 그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미래 CF가 일정하고 금리에 민감한 '인프라 투자'에서 중도상환이 빈번할 거라고 예상해봅니다.
또한 대상회사의 부채비율이 비교적 양호한, 그래서 추가로 차입 여력이 있는 곳을 대상으로 하는 딜들 역시 중도상환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가로 중도상환에 대한 패널티 기간 선정과 중도상환 수수료율에 대한 점검도 이제는 심사 시점에서 재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네요. (갈수록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짐)
예를들어 중도상환수수료 부과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던지, 혹은 중도상환수수료율을 높인다던지 하는 것들이 딜 초기 단계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딜에 대해서 심사역이나 프런트가 더 잘 파악하고 있어야겠죠?
...
예전에는 미래 Cash Flow에 원금상환조건이 포함된 인수금융 딜은 무조건 선호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딜이 중도상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올 M&A·리파이낸싱 확산으로 자금조달 수요 확대될 것 | 한국경제
과거와는 다른 중도상환 트렌드가 시장에 점점 자리잡아 가는 것 같아서 이야기 해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