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개인 부동산 투자 이야기
오늘은 과거 강의를 하면서 받았던 질문 관련입니다.
"기업 분석을 잘하시니까 주식 투자도 잘 할 것 같습니다. 종목 추천 부탁드립니다."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인데 아쉽게도 오늘 기준 개인 주식 수익률은 ▲38%이네요. (와이프 잔소리가 들려옴...)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결과가 처참한 수준입니다.
그러니 주식 종목 추천해 달라고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같이 죽는 길입니다.

ㅡ,.ㅡ
객관적으로 제 자신의 주식 투자 성향을 분석해 봤더니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매수도, 매도도 너무 빠르다!'
이걸 반대로 해석하면 '진득하게 기다리는 투자는 성공 확률이 높다'라는 분석 결과가 나오죠.
실제로 단기간에 매도, 매수할 수 없는 투자자산의 수익률은 좋았던 것 같아요.
제목에서 예측하셨겠지만 부동산 투자의 경우 지금까지 수익률은 괜찮았다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남들처럼 '산 지 1년 만에 5억, 10억이 오르는 성공'은 아닙니다.
또 현재 강남 3구에 살고 있지도 않으니 오해하지 마시길.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일 뿐입니다.)
다만 연간 수익률이 소소하게 10%~20%를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 이어져오고 있으니 외벌이로서 체면치레는 그나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20살에 서울에 혼자 올라와서 지금까지 부동산 매매를 총 3번 정도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지키는 제1원칙이 바로 무조건 '내가 살 집이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는 겁니다.
(이 원칙이 왜 주식 투자에는 적용이 안되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시세 변동을 매일매일 보게 돼서 그런 듯.)
참고로 위의 원칙은 단순 투자 목적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지독한' 현장 실사가 첫 번째 원칙입니다.

제가 위에서 '지독한'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집을 보러 한번 그 동네를 가보는 정도에서 끝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임장을 무지하게 합니다. 조금 지나치다 할 정도로 말이죠.
계산을 해보니 아무리 적게 가도 5번, 많이 가는 경우에는 10번도 넘게 갔던 것 같아요.
(물론 저보다 더 많이 가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https://brunch.co.kr/@zkzkzk1234/16
이때는 단순히 부동산 중개소만 들락거리지는 않습니다.
말 그대로 주변부를 완전히 살펴보는 수준이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 거리라고 매매 사이트에 쓰여있으면 진짜 출구에서 입구까지 걸어봅니다.
혹은 지하철 개찰구부터 출입문까지 스톱워치를 켜고 걸어보기도 하죠. (진짜냐고 물어보는데 진짭니다. -.-;)

그럼 대부분 실제로 5분이 아닌 경우가 많아요. ㅎㅎ
또 주변 학교까지 직접 걸어보고, 병원까지의 도보 거리와 버스 거리, 택시도 타보고 하면서 시간을 체크합니다.
주변에 있는 아파트의 시세 거래도 챙겨보지만 해당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변 아파트의 분위기를 보러 아파트 동네를 배회하기도 하죠.
그러다가 경비원 아저씨한테 걸려서 혼난 적도 있습니다. -.-;;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두 번째로는 장점과 단점을 5개 이상씩 나열해 봅니다.
이때는 장점이 단점보다 많거나 혹은 그 반대인 경우라도 반드시 5개의 리스트업을 고집하죠.
그런 다음에 장점과 단점 각각의 평점을 매겨보고 장점 점수의 총합계가 단점보다 높으면 투자에 나선 것 같아요.
세 번째로는 제가 원하는 가격이 있으면 거기에서 무조건 10% 더 할인해서 산다는 생각을 접근합니다.
이때 방향이나 층수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남향이 아니니 금액이 비싸다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는 말.
물론 1층 같은 경우에는 시사에 맞게 조정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 경우에 가치가 대폭 할인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저한테는 더 좋은 물건으로 다가옵니다.
무조건적인 할인은 아닙니다.
대신 매도자에게는 다른 당근을 제시해 주죠.
중도금 없이 잔금을 일시에 지불하거나, 계약금을 30% 이상 더 지급하거나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절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반드시 와이프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다는 것.
이게 제일 힘든 절차인데 위에서 해왔던 실사를 계속하면서 제가 승인을 받기 위해 와이프에게 브리핑을 하죠.
그러면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단점 등을 실 사용자 측면에서 와이프가 이야기해주더군요.
(저는 투자의 관점에서, 와이프는 생활의 관점에서)
집의 방향, 아파트 분위기, 경비실의 위치와 개수, 내부 인테리어 상태, 주변 이미지라든가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위 작업을 마치면 보통 3~4개월 정도 걸리는데, (긴 경우에는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었던 듯) 시간이 꽤 소요되다 보니 도중에 놓쳐버린 좋은 투자건도 많았습니다. (아... 강남 입성이 한때 가능했던 적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이긴 하나 이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실패 없는 투자가 된 것 같습니다.
주말을 맞아 개인적인 주식 투자 내역이나 부동산 투자 결과를 공유해 달라는 분들이 많아서 이야기해 봤습니다.
다들 성투하시길 바라며.
P.S : 그나저나 지방과는 다르게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역대 최고점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지방과의 편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특징은 아닌 듯합니다. 이건 제가 영국에 있을 때도 느낀 건데, 메인 도시와 그렇지 않은 곳의 가격차는 계속 나고 있습니다.
런던에도 학군지는 있더군요. ㅎㅎ
또한 우리나라의 최근 매매가 상승은 전세가격 상승도 역시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토지거래해제구역 발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그나저나 토지거래해제구역 발표와 취소를 보면서 정부 정책이 정말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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