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서울로는 괜찮을까?
법은 극도로 싫어하지만 심사일을 하다보면 어쩔수없이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법을 공부할때 (공부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업무 능력이 확 늘었던 것 같아요.
특히 상법이나 세법은 이 바닥에서 함께 봐야 하는 건 국룰임.

오늘은 제목처럼 기한연장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민법을 보면 '기한의 이익은 채무자에게 있다'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단서조항인 '채무자가 담보물을 훼손하거나 멸실하지만 않는다면', 제 아무리 채권자라고 해도 기한 내에는 상환을 청구할 수 없는 것.
그런 의미에서 채무자를 보호하는 강력한 장치가 바로 '기한'입니다.
여기까지는 상식이고.
그렇다면 기한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요?
단도직입적으로 채권자는 기한을 연장해줄 의무가 전혀 없습니다.
채권자와 채무자의 약속은 사전에 정해진 '기한'에만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최근에 보면 '신규도 아니고 만기연장인데 뭘 그리 빡빡하게 보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중에는 어처구니 없는 황당한 답도 있었는데, '지인이 업계에서 근무하는데 한 두번의 기한연장은 당연하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말이 제일 위험함. 어쩌라는? ㅎㅎ)

가장 큰 문제는 이처럼 '기한연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문제에 대한 의식 없이, '괜찮아, 늘 해오던 것이니까'라고 생각없이 넘기다가는?
아래와 같은 disaster에 발목 잡히게 될거라는 말.
https://contents.premium.naver.com/dealbooknews/dealbook/contents/260120092633079hg
참고로 제 경우, 이렇게 정해진 기한을 한두번 넘기던 딜의 대부분은 결국 '연체'나 '부실'이라는 늪에 빠졌던 것 같아요.
단기로 기한연장 한다는 건, 물 떠놓고 "제발 연체만은 하지 말아달라"고 기도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또 다른 측면도 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만기연장은 기회비용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예를들어 자금운용을 빡빡하게 하는 투자사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시장 금리가 올라 300억 정도 되는 우량물건에 수익률도 괜찮은 딜이 나온 경우,
이번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저수익 투자건 회수로 매칭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대출이나 투자건을 연장하게 된다면?
생각이 있거나 흔히 말하는 선수들이면 이 케이스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죠.
기회비용 감안해서 금리를 엄청 더 받아버리는 것.
그런데 최초 금리와 똑같이 끌고간다?
이건 그냥 자선행위입니다. (혹은 자살행위)

...
최근 시장을 보면 특히 부동산 금융에서 이런 경향이 자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금 죽나, 나중에 죽나 같은 거 아니냐?'라는 말도 있지만,
어차피 죽은 거 계속 끌고가기 보다는, 빨리 털어내고 새로운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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