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날이다.
그 옛날 수능엔 어땠는지 기사를 찾아보다가
하지말아야 할 행동과 더불어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적힌 글을 보았다.
친인척이 전화해 '시험 잘봐라' 말하는 건
수험생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니
하지 말아야 할 말이라고 한다.
우린 격려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파이팅, 힘내, 잘 될거야, 괜찮아.
전하는 사람의 말은 무게를 가지고 말하겠지만
듣는 사람에겐 한없이 가벼운 말처럼 느껴진다.
열심히 했으니 좋은 성적 거둘거야 - 열심히 한 만큼,, 보다 더 좋은 성적을 원할텐데.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하지마 - 최선을 다해도 후회할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봐 - 편하게 본다고 마음이 안도할만한 점수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수험생 뿐은 아니다.
많은 고민과 번뇌에 쌓여 있을 때
힘내라는 두 글자에도 힘이 솟지 않을 때가 있는데
힘내!라고 명령을 내린다.
잘 되지 않을 결과를 앞에 두고
잘 될거라는 주문을 외우며 현실을 외면하는게 오히려 나쁠 수도 있는데
왜 자꾸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두 눈을 가리는 걸까.
수 많은 격려의 말을 무게보다 가볍게 전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그렇더라도 마음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게 할 수 있는 말이라면
일단은 전해야겠지.
토닥토닥,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너의 노력이 빛나는 날이 올거야.
너의 곁엔 내가 있을게.
그 말이 돌고 돌아서 결국엔 나에게 닿게 되길 바라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