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룰루 Feb 07. 2023

임군,

혼자 여자여도 괜찮아.

오랫동안,

남자들 사이에서 홀로 여자로 지냈다.

때에 따라 팀장님과 동료들의 배려를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나를 '임군'으로 여겨 익숙하고 편안했다.


그럼에도,

동성의 선배, 동성의 상사를 그리워한 적도 있다.

같은 여자라서 서로 공감해 주고, 서로 의지하는 부분은 분명 존재하니까.

워크숍이나 야유회를 갈 때면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타 팀의 여직원들이 조금은 부럽기도 했고,

신년맞이 태백산 야간등반을 위해 공동구매한 모자를 나란히 맞춰 쓴 여직원들 사이에서

조금은 외롭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온갖 질투와 시기가 심했던 여직원들이 만들어 낸 루머에 너무 지치고 닳았던 터라

솔직히 편하고 좋았다.


간혹,

점심시간에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팀장님과 팀원들 덕에,

혼자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난제를 겪기도 했지만,

팀원들은 내가 타 부서 사람들과 약속을 잡을 수 있게 사전에 일러주기도 했고,

스타크래프트를 할 줄 모르는 신입사원이 나의 밥 친구가 되어주기도 했다.

'네가 없었으면, 나는 스타크래프를 배웠을 거야'



혼자 여자여도 괜찮아!




작가의 이전글 서른아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