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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쉬는 별 Dec 01. 2021

제6화. 엄마, 우리 집이 쓰레기장이야?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쯤 되었나 보다.

아직은 충분히 어린 나이, 엄마는 아픈 동생이지만 치료를 하면 조금이라도 나지 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종일 좋다는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다행히 큰아이는 여자아이인 덕에 큰 말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를 마치면 집으로 돌아와 학원을 다녀오고 밥을 혼자 차려 먹기까지 할 수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하면서....,      

하지만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아이가 혼자 있기 심심하다는 이유로 친구를 집으로 데려 왔고 마침 데리고 온 친구는 깔끔하기로 소문난 아이였다. 과잉행동장애로 늦게 까지 잠을 자지 않는 동생을 지키느라 엄마 아빠는 교대로 잠을 자기 일쑤였고, 아이에게 매달려 지내다 보니 집안일이 소홀했고, 가족은 먹거나 치우는 것보다는 아이가 위험하지 않게 보는 것이 우선인 생활이었다.


더구나 인지력도 많이 떨어진 아이이다 보니 대 소변을 가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그런 사정으로 집안에서 쿳쿳한 냄새가 났고 이른 아침 병원 진료로 급하게 나간 그 자리까지도 깔끔하지 못했다.


그 친구는 학교에 가서는 “누구네 집은 너무 더럽고 냄새가 난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 소문은 학교에 순식간에 퍼졌다.  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엄마들의 시선은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혹시 동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더라고 경험해보지 못한 그 당시의 엄마들은 얼마나 이해를 해줄 수 있었을까? 오히려 또 다른 소문 거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기지도 않은 두려움까지 그 속에 얹혔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엄마, 우리 집이 쓰레기장이야?”라며 되물었다. 아무 일도 아닌 척 다시 물으며 “그런 친구의 이야기는 신경도 쓰지 마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에게 다른 이야기도 할 필요 없어” 혹여 동생일로 또 다른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하면서도 차마 내 아이 앞에서는 그 런 내색을 하지 못했다.  

더 강한 척 끄덕 없는 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더 많은 것과 부딪치며 살아야 할 걸 알기에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지만,

영원이 영원하지만은 않았다.

즐기기에도 행복하기에도 짧았던 시간인 줄 알았다면,

남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의 행복만으로도 조금 더 웃고 조금만 더 함께 있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마음으로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를 먼저 오해하고 하나의 모습으로 판단하지는 않는

어른이 되었다. 어떻게 보일지라도 조금 더 기다려 볼까?  괜한 오해는 하지 말자.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더 달라졌다.

나의 아들을 잃었지만 그런 아들 덕에 엄마는 더  어른스러운

진짜 어른 엄마가 되었음을 눈물이 마르는 어느 날부터 알게 되었다.


크디큰 사랑의 힘으로 더 자란 어른 엄마가 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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