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깜빠뉴

감자의 이중생활

by 고목나무와 매미

나는 퍽퍽한 식감을 좋아한다. 감자, 밤고구마, 닭가슴살, 스콘 등 파근파근하면서도 퍽퍽한 맛을 좋아한다.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우물거리다 물이나 두유와 함께 꿀떡 삼킬 때의 느낌이 좋다. 하지만 아부지는 나와 정 반대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 고구마도 밤고구마보다는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는 물고구마를 더 좋아하신다. 치킨이나 옻닭 등 닭요리를 먹을 때에는 촉촉한 다리살을 더 선호하신다. 이런 아부지와 나의 취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빵이 있다. 바로 감자 깜빠뉴다.


감자 깜빠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포테이토 피자나 포테이토 베이컨 브레드의 모습을 생각했다. 깜빠뉴 속에 감자 덩어리가 군데군데 들어가 있어 감자가 강하게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완성된 모습은 나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감자 깜빠뉴는 감자를 찐 다음 으깨 반죽과 섞어 굽는다. 그렇기 때문에 감자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감자의 맛 역시 앞서 언급한 빵들만큼 강하게 나지 않는다. 대신, 딱딱하고 퍽퍽할 수 있는 깜빠뉴에 촉촉한 맛을 추가한다. 감자 깜빠뉴를 한 입 먹으면 속이 부드러우면서 약간의 수분을 머금고 있다. 여기에 감자 본연의 맛이 더해져 담백한 맛이 배가된다. 블루베리나 피칸을 넣으면 끝 맛이 고소하면서도 달콤하여 더욱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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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퍽한 식감을 좋아하는 나도, 촉촉한 식감을 좋아하는 아부지도 만족하면서 먹을 수 있는 빵이다. 혼자 먹을 때에는 가끔 퍽퍽함을 넘어 뻑뻑한 감자가 으깨져 빵을 만났을 때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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