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의 엽서 Vol.1 postcard077

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띄우는 100일간의 엽서 - 일흔일곱번째 엽서

하얀 종이

붓을 들면 항상 고민해
너를 망칠까 늘 두려워

담원글 글씨
흰 종이를 책상에 올려두고
물끄러미 쳐다본다.
일생 사용한 종이가 몇 장일까.

그대로 둔 하얀 종이는
사올 때 지불한 가격 그대로,
잘 쓰고 그린 종이는 작품이 되고
망쳐버린 종이는 그냥 쓰레기가 된다.

내 책상 밑 휴지통엔
망쳐진 종이가 즐비하기에
새로 꺼낸 하얀 종이를 대면할 때면 늘 긴장이 된다.
그 깨끗한 흰 바탕에 의미 없는 얼룩을 남겨 누를 끼치게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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