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띄우는 100일간의 엽서 - 일흔여덟번째 엽서
오래전 싫어서 그만둬버린 그런 일이 있다면
딱 한번만 더 시도해 보면 어떨까
의외로 지금은 엄청 좋을 수도 있는데
담원글, 글씨
예전에는 오트밀이 겁나 싫었다.
불린 오트밀에 겉도는 미끈한 감촉과
잇새로 씹히는 뭔가 질깃한 입자들은
끔찍히 맛없는 경험으로 입력되어 있었다.
최근 우연히 오트밀 먹을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억과 일치하는 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맛이 괜찮은거다.
그래서 요즘 간간이 식사대용으로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달라진게 많다.
복숭아 알러지는 없어졌는데
강아지 고양이 알러지는 생겼다거나
산을 싫어하고 바다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미세하게나마 산이 조금 더 좋아졌다거나
드라마를 잘 안봤는데 지금은 막장드라마를 분석까지 하며 본다.
몸의 상태, 마음의 상태, 취향.
시간이 지나며 다 변하는데
과거의 기억은 고정된 채로 있다.
안좋은 경험의 기억이 고정되어 넘지못하는 벽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런걸 트라우마라고 부른다.
물론, 모든 벽을 다 깨고 부수고 넘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때때로 그 벽이 어떤 상태인지 두드려보듯
재시도를 해본다면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 기회가 될 수 있다.
**오트밀 먹다가 거창해짐
**재시도의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