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어묵
우리나라 국민 음식하면 김밥이 빠지지 않는다.
누구나 김밥과 관련 추억도 하나쯤은 있을 것 같다.
어릴 때 늘 엄마한테 "흰쌀밥으로 햄 꼭 넣고 작게 만들어 주세요" 엄마한테 주문했었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 소풍 때마다 싸가던 김밥이었는데,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김밥을 끊었었다.
학교에도 싸가고 싶은 음식이지만 이 김밥 냄새를 미국인들이 아주 싫어했다.
단무지 그리고 우리에게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싫다니?!?
물론 최근에 한국 뉴스를 보면 한국 김밥이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는 이 냄새가 싫지 않은가 보다. 한국 한 업체가 냉동 김밥으로 미국에 수출을 한다고 해서 지난달 미국 방문 중에 수출한다는 트레이더 조에 들려봤지만 품절이었다.
백인 담당자 말로는 입고되는 날 몇 시간 이내로 동이 난다고 한다. 본인도 맛봤다고 너무 맛있다고 극찬까지 덧붙여서 정말 뿌듯했었다.
신기했던 건 ‘김밥(Kimbap)’ 해도 알아듣고 백인들도 이젠 김밥이라고 정확히 부른다. 한국말 그대로 부르는 우리 음식이 자랑스럽다.
최근 기사를 보니 한국에 있는 이 업체가 트레이드 조 뿐만 아니라 코스트코와도 계약했다고 하니 영국에서도 구매 가능하기를 기대해 본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김밥을 영국 와서 다시 먹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도 최근 한국 분식이 알려지고 김밥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늘고 있다. 고기 안 먹는 현지인들이 많아서 어묵 넣은 김밥 인기가 많다.
어묵 넣은 김밥을 나도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몰랐다. 중독성이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어묵을 찾는다. 따뜻하게 탕으로도 먹고 김밥에도 넣어 먹는다.
한국에는 맛있는 어묵이 흔해서 10 봉지씩 사다가 쟁겨 둘 필요가 없었는데 영국에 오니 상황이 다르다.
가끔 마트에 특정 브랜드 어묵이 입고되면 너무 반갑다. 10 봉지는 사다가 냉동해 둔다. 영국에서 판매하는 그 외 브랜드는 밀가루 맛이 심해 먹을 수 없다. 영국에 좀 맛있는 다양한 어묵 좀 수출해 줬으면!
내가 좋아하는 김밥
간단하게는 대충 계란과 양념된 어묵만 말아먹어도 맛있다.
우엉이나 단무지가 있다면 같이넣으면 좋고 여기에 당근과 게맛살까지 추가하면 최고다.
한국 마트에 싱싱한 시금치가 있는 날에는 좀 더 구색을 갖춰 밥은 조금 속재료는 많이 넣어 당근과 시금치까지 넣어 말아먹는 김밥은 옆집 이웃과 나눠 먹기에도 손색없다!
아직까지 속 재료를 가운데 딱 보이게 이쁘게 말기는 힘들지만 옆구리 터지면 터지는 데로 그냥 먹는다. 김밥 이쁘게 잘 말기 쉽지는 않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는 김밥이 최고로 맛있다.
이 글 읽는 분들 중에 김밥 이쁘게 만드는 좋은 팁 있으면 공유해요!
아무래도 해외에 있다 보니 가끔 어묵이 없을 때도 있고 한국 마트가 가깝지 않아 다른 재료를 쉽게 구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현지마트에서 계란과 (애)호박만 사다가 만든다.
계란은 얇게 부치고 호박은 채 썰어 소금 뿌려 간을 하고 참기름에 잽싸게 볶아 물기를 키친타월로 톡톡톡 살짝 뺀다.
아침에 일어나 집 앞 마트에서 사 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내 대충 말아봤다.
늦은 비 오는 쌀쌀한 주말 아침 가디건 두르고 창가에 앉아 먹는 어묵탕과 김밥이 최고다.
런던에 산다고 한국 사람 먹는 거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에서 누리는 작은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