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선물

시작과 끝

by Vittra

멜리사의 숙소 근처에 도착해서 메시지를 하니 그녀가 곧 모습을 보였다.


마녀 같은 느낌의 검은색 의상과 액세서리, 우린 가볍게 포옹을 하고, 어떤 식당을 갈지 의논했다.


10분간의 고민 끝에 근처에 있는 타이 미슐랭 식당에 가기로 했다.

별 기대 없이 도착한 우리는 가게의 풍경에 놀랬다.


가게 안에 발을 딛는 순간 우리는 다른 시공간을 경험했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고 웃으며 연신 와우를 연발했다.

서로 합의도 하지 않은 채 5분간 가게를 구경했다.


배정된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살펴보았다.


2개의 애피타이저와 2개의 메인메뉴를 고르고 마실 것을 골랐다.


나는 금연과 금주중이긴 했으나 술은 마시지 않고, 담배는 가끔 폈다.


우리는 많은 대화들을 나누었고, 나는 점점 내 꿈이 구체화되어간다는 것을 멜리사에게 설명했다.


히피들의 도시 처음에 나왔듯이 나의 꿈은 명상센터를 짓는 것이다.


원래의 목적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예술을 하자는 것에서 시작해서, 그것을 현실화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궁리해 보니 필요한 것들이 정했졌다.


일단 2~3년간 돈을 최대한 모은 뒤

부산항 외곽 경매에 나온 싼 빌라나 상가건물을 매입한다.


4~5층 정도 되는 작은 건물은 오래되었지만 튼튼하다.

나는 가장 옥상에 루프탑을 만든다. 거기서 누구일지 모르겠지만, 같이 사업하는 친구와 이 공간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한다.


첫 번째 스텝

방과 게스트룸 꾸미기


일단 우리가 머물 숙소와 게스트룸을 만드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는다.


숙소는 미니멀하게 필요한 것들만 있고, 방은 전 세계를 여행하며 모은 약간의 장식품들로 꾸며진다. 숙소는 곧 에어비엔비 및 게스트들을 맞이할 공간으로 바뀔 것이고, 우리는 또다시 다른 도시에 명상센터를 지으러 여행을 가야 하니, 개인 짐들은 필요 없다. 이 공간도 내가 아닌 우리,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한 곳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꼭 필요한 것들과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나누어, 공간을 구성한다.


숙소와 게스트하우스 아래층에는 조그만 사무실을 만든다. 내가 하는 일은 거의 대부분 디지털화 되어있어, 고성능 컴퓨터한대와 타투배드, 그리고 여행에서 모아 온 기념품을 판매하는 기념품샵이 있다. 이 장소는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사무실로 사용된다. 이 장소에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일 수 있지만, 예술가를 지원하는 제도 중에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어떤 기관이나 단체가 예술가들의 숙소와 재료비 그리고 지역이나 단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및 네트워크들을 일정기간 동안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레지던시라는 개념은 직업군에 따라 다르게 쓰이는데, 타투이스트 같은 경우 레지던시 작가는 샵에 등록된 정식아티스트로써, 샵의 오너는 아니지만, 샵을 사용하고, 그 대가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커미션으로 제공하는 그런 형태이지만, 순수예술의 경우 대부분 적당한 규모 이상의 단체나 기업들이 사회환원 차원에서 예술가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나도 타투를 시작하기 전, 지역에서 청년작가로 활동하고 있을 무렵,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혜택을 꽤나 많이 보았다. 지원금도 지원금이지만 여러 기관과 관계자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전 세계에서 순수 예술 작가들이 모이기 때문에, 돈주고도 못할 경험을 돈을 받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지역예술계의 경우 경쟁이 심하지 않아, 적은 에너지를 투자하고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나는 프리랜서 활동 및 작품활동 수익화라는 프로젝트에 돌입했기 때문에, 이번 연도 적당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해 볼 생각이다.


타투샵과 사무실 아래에는 요가 및 명상을 할 수 있는 다용도 공간을 만든다.


볕이 잘 들어오는 통유리창에 24시간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게 설계한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요가를 가르치고, 명상을 가르치는 요가 스승들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지역 예술센터와 협업하여 만든 다음 그들 초대해 숙소와 교육비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 지역을 좀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가장 아래층은 뭐랄까…

라운지, 카페, 커뮤니티의 장소?


1층 아니 로비 아니 가라지..

사실 이 공간이 이 건물의 핵심이다.


스쳐만 지나가도 흥미가 생기는 곳.


갈까 말까 고민할 것 없이

그냥 이미 들어와서 앉아있는 곳.


멜리사는 나의 꿈을 응원해 주었다.

나는 내 꿈에 대해 열변했고, 그녀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사랑에 빠진 여성의 눈빛이 아니었다. 그녀는 앞에 있는 이 남자를 소유하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방치하며, 지켜볼 셈이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레 태어난 출신지에 따른 서열나누기 대화가 시작되었다.

나는 멜리사에게 너는 골드 카드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말했고, 나는 실버 카드 정도 가지고 태어났다고 이야기했다.


사실이었다. 뉴욕은 세계의 중심이며, 문화의 중심지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뉴욕의 삶은 빡빡하지만, 지구 안에서 미국인의 위상은 상당하다.

화폐도 가치가 높고, 소비력도 강하다.


우리는 식사와 대화를 마치고, 근처 냇가에 앉아 담배를 폈다. 가볍게 서로에게 기대어 시원한 치앙마이의 바람을 맞았다. 그녀의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침대에서 우리는 꼭 껴안은 채 못다 한 대화를 하다가 잠에 들었다.


오전 7시가 좀 넘으니 눈이 떠졌다. 그녀는 아직 곤히 잠들어 있었기에, 조심스레 침대를 빠져나와 바깥을 구경하러 갔다.


오래되었지만, 크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풀빌라였다. 나는 수영을 할까 하다가 갈아입을 옷이 없다는 사실에 발걸음을 돌려 디시 방으로 들어가 글을 썼다.


곧 멜리사가 일어났고, 우린 커피를 사러 잠깐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왔다.


치앙마이에 오기 전까지 한국의 인스턴트커피 맛에 중독되어 있던 나는 진짜 커피맛을 알지 못했었다. 그러나 태국에 온 뒤로 여러 단골 커피숍이 생겨났고, 커피를 두세 잔 마셔도 몸에 이상이 없을 만큼, 커피를 즐겼다. 이날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커피는 맛있었고, 해는 맑았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그녀와의 마지막 날


멜리사는 오늘 푸케라는 섬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그녀와의 마지막날 간단히 식사를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멜리사가 떠난 후로는 일을 좀 몰아서 정리했다.

매일매일 일을 정리하고 진행하긴 하지만, 혼자 있을 때 일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난 보통 누군가를 만날 때, 일을 하거나 다른 행동들을 잘하지 않는다.


기본적 예의이기도 하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기도 하고, 상대방과의 시간이 일보다 중요해서 그렇기도 하다.


어쨌든 일을 몰아 마치고,

다음 비즈니스 미팅을 리스트화했다.


1. 칼과의 만남

2. 타투손님과의 상담


난 내 예술 세계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알리고 있었고,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난 스코틀랜드 사업가 칼을 만나, 예술가를 위한 어떤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참이었다.


내가 만난 다섯 번째 히피


스코틀랜드 가족회사 블랙 라이트 유니티(BLACK LIGHT UNITY)

디렉터 칼


그는 프린터라는 자원을 예술가들에게 지원해 줄 방법을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