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생명
오랜만에 보는 그의 스킨은 여전히 매끈하고, 옷은 단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예전보다 스타일리시했다.
내가 그를 스타일리시하다고 생각한 이유에는 예전에는 알록달록한 액세서리와 패션피플다운 트렌디한 복장이었다면, 지금의 복상은 액세서리의 컬러가 차분해지고, 옷도 조금 더 자연스러운 컬러와 형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의 변화가 복장과 외모에서 드러났다. 그는 뭔가 변해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난 차를 렌트하여 터미널에 그를 맞이하러 갔었고, 그는 나의 차를 확인하고, 내 옆자리에 올라탔다.
오랜만에 보는 익숙한 외모와 목소리에서 그 만의 따스함 같은 것들이 느껴졌다.
그를 만났을 때의 상황이 지금도 너무나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에도 나의 상황에 대해 설명한 바 있지만, 나의 육체와 정신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들의 균형이 무너져 일어난 조울증사건과 그 대가로 1년 반 동안 하고 싶은 일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단순한 노동을 반복하고 있었고, 난 꿈을 잃은 외로운 한국청년이자 실패한 예술가 지망생이라고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병의 깊이는 깊지 않아 회복을 거의 마친 상태였고, 무엇보다 그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나는 그에게 안부를 묻고, 그의 복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의 복장의 컬러는 온통 자연의 색이었다.
초록, 아이보리, 갈색의 의상과 자연의 색을 가진 액세서리들. 저번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어서인지, 패션피플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인지는 모르겠지만, 옷 이야기를 먼저 하게 되었다.
세계는 지금도 이상한 현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현상들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한국에는 다른 나라와는 조금 차이가 나는 현상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그중에 하나는 트렌드의 변화다.
30~40대 한국인이라면 어느 정도 자연스레 트렌드의 변화들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한국은 트렌드의 변화가 빠르고, 그 생성 속도와 사라짐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그 변화는 여러 가지 현상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패션의 변화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된다.
그리고 한국의 패션 트렌드를 관찰하면서, 발견할 수 있는 간단한 현상은 공산품스럽고, 개성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지고는 있으나, 패션 세계에서 한국의 입지는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러나 단점으로 보이는 이러한 사실도 한국 안에서만 관찰한 결과이고, 패션으로 유명한 프랑스나 이태리, 일본 등을 제외하면, 한국의 개성 없는 스타일은 세계적으로 잘 먹힌다.
자신의 취향보다는 남의 시선을 더 신경 쓴듯한 이 스타일은 한국사람의 예의바름과 좋은 유전자, 잘 갖추어진 언어 시스템(비교적 다른 동양권대의 나라에 비해 외국어를 발음하기 좋은 언어) 한류 등이 어우러져,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신화들이 생성되고, 어딜 가나 세계인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엄청난 우연에 의한 한국인들의 황금의 시기가 찾아오고 있지만,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대게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현재를 사는 사람’ 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현재를 사는 사람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 시대의 문제아 일론 머스크
그는 어떤 사람에게는
망상병 환자이지만,
나에게는
시간을 이해하고
시간을 활용하고
현재를 사는 사람.
나는 그의 세계를 자세히 알지는 모르지만, 그의 자서전이나 영상들을 통해서, 그가 인식하고 있는 세상의 형태가 내가 인식하고 있는 세상의 형태와 비슷하고, 그가 추구하는 미래의 방향성이 일맥상통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는 결국 우주를 정복할 존재.
누구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상상조차 하기 꺼리겠지만, 난 누구보다도 그 말을 믿고, 그 미래를 주장하고 준비하는 이들을 응원한다.
이건 여담이지만, 현재 난 벌써부터 우주여행을 위한 우주인들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있고, 그들의 평온한 여행을 위한 어떤 유산을 만들 것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현재 롤모델은 일론 머스크이고, 그를 응원한다.
베이비 콘푸로스트의 등장으로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생각대로 움직이는 세상 시즌 3‘가 시작되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마무리 지어질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만나고 3달 동안 일어난 지금 내게 일어난 변화가 난 스스로 놀랍다.
우리나라처럼 운이 좋게 산업화가 잘되어 물질이 풍부해지고, 잉여자본들이 축적되어 옷을 여러 벌 사고, 집에 옷장이 따로 있는 집을 일반적으로 소유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러나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한 채, 모자란 것들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못된 습성 탓에, 한국사람들은 이 좋은 환경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늘 불평하고, 시기하고, 질투한다.
우리는 세계최고의 유전자와 상당한 수준의 기술과 자본,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에서 수출 국가가 될 만큼 커 저버린 군사력, 치안, 한류 등 세계 어떤 나라도 가지지 못한 베이스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추락해나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역사를 잃으면서 사랑도 같이 잃었다.
우리는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
내가 갑자기 트렌드 이야기를 한 이유는 오늘 나를 찾아온 ‘베이비 콘푸로스트’의 복장이 트렌드 하고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내가 인지하고 있었던, 그때 당시 패션은 y2k와 세기말 패션의 유행이 막 지나가던 시기였다. 불안한 미래와 희망 없는 환경에서 자아를 갖춘 젊은이들은 MZ라는 새로운 세대의 이름을 탄생시켰고, 그 영향은 패션에도 이어진 듯했다. 무의미하고, 기계적이고, 날카롭고 어찌 보면 기괴하기도 한 형상들이 프린트되어 팔리거나 액세서리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베이비 프로스트의 복장은 자연의 모습 그대로였다. 뭔가 삶에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모양인지 난 그의 컬러와 형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우연스럽게 찾아온 정신병 이후 회복과정에서 1년 반 동안의 단순한 육체노동의 시간은 전에는 완결 짓지 못한 여러 가지 세상에 대한 의문들을 해소하는데 충분했다. 삶, 예술, 자본, 역사 철학, 인간에 대한 관념들이 분자상태까지 해체되어, 다시 새로운 모습을 막 갖추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대단한 일을 하든, 하찮은 일을 하든 우린 결국 거대한 우주 안에 일부이고, 조금 더 미시적이게 표현한다면, 자연의 일부일 뿐, 우린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으로 향하는 운명을 지녔고, 죽음은 또 다른 우주의 시작임을 이해하는 단계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의 신체와 정신은 점점 죽음으로 향해 간다는 느낌이 날마다 증가했고, 현재의 상황이 나빠짐과 동시에 나의 미래는 불투명해져 갔다.
나 스스로가 거의 더 이상 무너질 구석이 없을 정도로 무너져, 죽음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나의 분신인 남동생에게 들려온 생명탄생의 소식은 지하에서 웅크리고 있던 나에게 한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죽음과 탄생이 동시에 일어난다.
우리가 과거의 후회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걱정하는 시간을 보내는 날에도 생명은 탄생하고, 또 사라진다.
이 사실을 어떤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과 체험하여 수용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나는 난 죽음과 탄생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나의 운명인지도, 그것이 어떤 에너지를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것이다.
지금은 인간이라는 존재는 탄생과 죽음의 고리 안에서 우주가 사라질 때까지 하나의 공동체로써 존재할 것이고, 그것은 생명의 탄생과 소멸이 반복되며, 점 점 더 완벽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 단계의 첫 단추는 시간을 정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양자세계의 겉면을 이해했고, 여러 천재들 덕분에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것이라는 이해 했다.
그러면 이제 시간을 쓰는 법에 대해 논해보자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