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또 다시 찾아온 주말

by 웰시코기 바람이

오늘은 언니가 출근하지 않아요

아하! 오늘이 주말이라는걸 알게 되었답니다.

언니는 다섯 밤을 자고 나면 이틀 밤은 나와 하루종일 보내줘요. 이틀 동안 온전히 언니와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말만 손꼽아 기다려요.


오늘은 애견운동장에 간다고 합니다. 내가 마음껏 뛰어놀수 있는 그곳! 야호! 신난다!

출발 전부터 나는 폴짝폴짝 뛰었어요. 언니 차에 올라타 창밖 세상을 구경하며 도착한 남양주에 위치한 푸릇푸릇한 잔디 운동장!

넓디넓은 초록 잔디가 눈앞에 펼쳐지자 마음속 깊이 와아! 하고 함성을 질렀어요. 언니가 리드줄을 풀어주자 한껏 달리며 뛰어놀기 시작했답니다. 구석구석 냄새를 킁킁 맡고 잔디에 몸을 부비며 세상을 다 가진 듯 한 기분을 만끽했어요. 새로운 냄새, 나무와 풀, 바람에 실려 오는 먼지까지도 모든 후각을 즐기며 이 시간을 사랑해 주었어요.

언니에게 속삭였어요.

“나 여기 자주와서 뛰어 놀고 싶어!”

언니는 내 마음을 읽은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어요.

IMG_2627.JPG <혼자 잘 놀다가도 언니가 부르면 언니품으로 달려가기>

또 다시 찾아온 주말


우린 그렇게 주말마다 놀러 다녔어요.

주말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점점 들떴고, ‘이번 주엔 또 어디로 갈까?’ 하고 매번 설레며 기다렸답니다. 언니가 차 열쇠를 챙기기만 해도 벌써 엉덩이를 흔들며 나갈 채비를 했어요.


오늘도 어김없이 언니가 ‘바람아. 가자!’ 하고 외쳤어요.

날이 부쩍 더워져서 언니가 쿨매트를 차에 깔아 주었고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줬어요. 쿨매트 위에 몸을 대니 시원한 기운이 퍼지며 장시간 이동에도 몸이 노곤하지 않았어요.

언니 대신 운전은 못해주지만 귀여움을 담당함으로써 언니의 운전길을 책임지기로 했어요. 고개를 갸웃하고 눈을 반짝이며 애교를 발사했더니 언니가 웃으며 ‘우리 바람이가 최고야!’라고 말해줬어요. 그 말에 괜히 또 기분이 붕 떠올랐어요.


그렇게 도착한 곳은 강원도 홍천이었어요.

푸른 산과 맑은 공기,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들었어요.

언니는 운동장이 있는 카페에 데려다주었고, 잔디 위에 앉아 피크닉을 즐겼어요. 햇살이 따뜻했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드러웠어요.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싶었답니다.

언제나처럼 구석구석 냄새를 맡고, 잔디 위를 힘껏 뛰어다녔어요. 가끔 언니가 부르면 멈춰 서서 언니를 바라보다가 다시 폴짝, 언니 품으로 달려갔어요. 그 순간마다 모든 행복이 나를 감싸는 것 같았어요.



잠시 후 언니와 함께 근처 계곡에도 들렀어요.

맑고 차가운 물이 발끝을 간지럽혔지만 아직은 물이 조금 무서웠어요. 그래서 조심스레 한 발만 담그고 언니쪽을 쳐다봤어요 언니는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어요.

“괜찮아, 천천히 극복해보자”

그말이 어쩐지 따뜻하게 가슴 깊이 스며들었어요.

그래요, 언니와 함께라면 무서운 것도, 새로운 것도 다 괜찮아요. 조금씩 천천히, 언니와 다 해보고 싶어요. 언니도 그렇지?


KakaoTalk_20251202_190207971.jpg <홍천 계곡에서 언니와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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