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아빠 오시는 날,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

언니의 시선

by 웰시코기 바람이

오늘은 아빠가 오시는 날이다. 같이 마라도에 가서 낚시도 하고, 한라산 등반도 하기로 했다. 아빠를 모시러 제주공항에 가는 길에 갑자기 차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무언가 부딪힌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이 일반 물체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얼른 차를 세우고 내렸더니, 강아지 한 마리가 내 차에 치여 손을 다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런 상황일수록 침착해야 했다.


정신을 차리고 119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119에서 돌아온 답변은 참담했다. 강아지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고 위치만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1시간 넘게 걸리기 때문에 강아지를 두고 가라는 말이었다. 다친 강아지를 두고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울부짖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강아지를 붙잡고 펑펑 울고 있는데, 저 멀리서 파란색 강아지 리드줄을 팔목에 돌돌 말고 걸어오는 여성분이 보였다. 혹시 강아지 주인이냐고 물으니 맞다고 하셨다. 다친 강아지를 보자마자 우리 둘은 함께 펑펑 울었다. 주인은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오라고 하셨고,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그곳이 교회 앞이라 나는 그저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

“제발… 이 강아지가 무사하기를...”


남편이 도착하자 재빨리 강아지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향하기로 했다. 나는 병원에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주인은 괜찮다고 하셨다.

“제 차에도 강아지가 타고 있어요. 저는 이대로 못 가요.”
그래서 결국 따라가기로 했다.


처음 갔던 병원이 문을 닫아 제주 시내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아빠가 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아빠를 모시고 같이 병원으로 갔다. 불행 중 다행히 장기 쪽은 다치지 않았고, 팔이 부러져 바로 수술해야 한다고 하셨다. 더 크게 다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내가 전방 주시에 더 신경 썼으면 다치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강아지의 이름은 ‘보리’였다. 보리 보호자님은 오히려 나에게 미안하다며, 우리는 서로 자기 탓이라며 미안하다고 반복했다. 보리의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났고, 회복 기간 동안 입원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며칠 뒤 다시 방문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아빠와 저녁을 먹으러 갔지만, 도저히 음식을 삼킬 수가 없었다. 아빠를 모시러 가는 길에 난 사고라서 다행이었다. 친구를 데리러 가던 중 사고가 났다면 친구에게도 너무 미안했을 것이다. 아빠가 곁에 있어 준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유튜브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니, 사실 할 수가 없었다.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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