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 겨울 (6)
왼쪽은 북한의 수학 용어, 오른쪽은 남한의 수학 용어 입니다.
북한의 수학 용어에는 순우리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지요.
북한에서 온 수학자가 등장하는 우리나라 수학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도 해서 수학 수업 시간에 같이 보기에 좋습니다.
학생들이 꽤 재밌게 보는 것도 좋지만,
수학 교사로서 이 영화에서 학생들이 수학 관련 내용들을 놓치지 않게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
꼬치꼬치 캐묻는 질문들을 가득 담은 학습지를 준비해 놓고,
‘너 이 영화 어디까지 봤어’라고 속으로 물어보네요.
이 영화를 보여주고 난 소감 중에는,
‘예전에 봤고 다시 본 영화인데, 이런 내용이 있었는지 몰랐었어요.’ 라는 소감이 꼭 있습니다.
Q1. 영화 포스터의 제목에 들어가 있는 수학 기호는 모두 몇 개일까요?
A1. 영화 포스터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제목에 들어가 있는 수학 기호는 총 3개입니다.
'이상한'에서 o 은 σ 로, 총합을 나타내는 시그마(Σ)의 약자이고,
'나라의'에서 o 은 θ 로, 각의 크기를 나타내는 기호로, 세타이고,
'수학자'에서 ㅎ은 Φ 로, 황금비의 값을 나타내는 기호로, 피라고 읽습니다.
Q2. 리학성이 학생 한지우에게 그려준 직각삼각형의 넓이가 왜 30이 아닐까요?
A2. 리학성이 학생에게 그 넓이를 구하라고 그려준 직각삼각형은, 넓이가 30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애초에 존재할 수 없는 직각삼각형입니다.
직각삼각형의 세 점은 외접원 위에 있고, 외접원의 중심이 빗변의 중점이라는 건,
중학교 3학년 원의 성질에서 배웠지요.
그렇다면 리학성이 그려준 직각삼각형의 외접원의 반지름은 빗변의 길이의 반인 5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직각삼각형의 높이가 5보다 작아야 되는데, 6이라니,
이러한 직각삼각형은 애초부터 그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Q3. 원주율 π의 값으로 정말 피아노 연주가 가능할까요?
A3. 예를 들어, 1-도, 2-레, 3-미, ... 8-한 옥타브 위의 도, ... 와 같이 숫자에 음을 배정한 후,
π = 3.141592... 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미챌 블레이크(Michael Blake)가 원주율 π의 값 중에서 첫 31자리 숫자를
피아노 음계에 대응시켜 다양한 학기로 연주한 것이 유튜브에 공개되어 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데이비드 맥도널(David Macdonald)의 '파이송'도 유명한데요,
파이 π의 각 숫자에 A 마이너의 음들을 배정하여 아주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피아노곡을 완성했습니다.
다만 파이송 연주는 끝이 있을 수 있는 걸까요? ^^
Q4. 영화에서 등장하는 'Q.E.D.' 는 무슨 뜻인가요? 증
A4. Q.E.D.는 라틴어 표현인 "Quod Erat Demonstrandum'의 약자로,
'이것이 증명할 바였다' 정도로 번역됩니다.
수학에서 논리적 증명의 마지막에 쓰여,
그 증명이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표시로 수학자들이 빈번히 사용하는 표현이지요.
Q5. 학생 한지우가 수학시간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던, 그 수학 문제는 정말 틀린 문제인가요?
A5. 예~!! 우선 영화 제작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류가 있습니다.
영화 화면에 살짝 보인 문제에서 지수가 되어야 할 문자가 곱하는 문자로 잘못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영화에 나온 이 문제는 실제로 2009년 6월 모의 평가 나형 28번으로 출제되었던 문제로,
n에 대해서는 자연수 조건이 있지만, m에 대하여 자연수 조건이 없어서
결국 문제에 오류가 있음으로 결론이 났던 문제입니다.
Q6. 리학성이 발표한 논문은 과연 실제로 있는 논문인가요?
A6. 영화에서 리학성이 발표한 논문은, 실제로 있는 논문입니다.
영화 화면에서 보여주었던 리학성이 집필했던 그 논문은,
1859년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1826~1866)이 베를린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면서 발표한 것으로,
<주어진 수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인데,
이 논문이 바로 밀레니엄 7대 난제의 하나인 '리만 가설'을 최초로 언급한 기념비적인 논문입니다.
Q7. 영화에서 리학성이 '리만 가설'을 증명했다고 하는데, '리만 가설'은 증명되었을까요?
A7. 영화적 설정이라 할 수 있겠지요. '리만 가설'이 정말로 증명되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리만 가설'은 2000년 클레이 수학 연구소가 21세기의 7개의 미해결 수학 난제를 선정하였는데,
7개의 '밀레니엄 문제' 중에서 현재까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습니다.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1862~1943)는 만약 자기가 1000년 동안 잠을 자고 일어난다면,
제일 먼저 ‘리만 가설’이 해결되었는지부터 물어볼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모든 수학자들이 진심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마지 않는, 역사상 최고의 미해결 난제입니다.
영화에서처럼 언젠가, 그것도 우리나라의 수학자에 의해 해결되길 기대해 봅니다.
학생 여러분의 몫입니다.
Q8. 영화 후반부에 대학생이 된 한지우 학생이 수학과 동기들과 찾아 간 연구소는 실제로 있는 곳인가요?
A8. 예~!! 독일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 산악지대에 위치한
'오버볼파흐 수학 연구소(Mathematisches Forschungsinstitut Oberwolfach, MFO)' 입니다.
이 연구소는 1944년 나치가 설립한 여러 연구소 중 하나였는데,
연합군의 폭격 목표물이 되지 않도록 산골짜기 외딴 곳에서 설립되었는데,
전후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하고 심도 깊은 수학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이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위치해 외부 방해 없이
오직 수학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수학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이러저러한 수학 관련 정보들 보다도,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주목했으면 하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수학이란 무엇인가?'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의미있는 답일 것 같은 명대사들입니다.
수학샘이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이 영화에서 수학자 리학성이 대신해 주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주의 깊게 들어주길 바라는 대사들을 모아 학습지에 빈칸 넣기를 해 봅니다.
"그건 니가 답을 맞히는 데만 욕심을 내기 때문에,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야.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한 거야.
왜냐면은 틀린 ○○에서는 옳은 답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지." … 정답) 질문
"답을 맞히는 것보다 답을 찾는 ○○이 중요한 거야. 그것이 수학이야." … 정답) 과정
"계산이 중요한 게 아니야. 공들여서 천천히 아주 꼼꼼하게 ○○을 하라는 거지" … 정답) 생각
"답이 없는 문제를 풀고, 그게 맞는지 확인을 하고, ○○을 하는 게 수학자가 하는 일이야." … 정답) 증명
"문제가 안 풀릴 때는, 화를 내거나 포기하는 대신에, 이야..이거 문제가 참 어렵구나.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풀어봐야겠구나, 하는 여유로운 마음. 그것이 수학적 ○○다.
이렇게 담담하니 꿋꿋하게 하는 놈들이 결국엔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거야." … 정답) 용기
"틀린 답은 많지만, ○○○○이 옳다. 전학가지 말라.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여기까지 힘들게 오지 않았니? 그거면 된 거야." … 정답) 풀이과정
수학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고 나서 중학생들이 쓴 소감은 대충 이렇습니다.
"수학 영화인데도 꽤 재밌었다."
"파이송이 신기했다."
"북한에도 수학자가 있구나."
"수학 문제 안 풀리면 화가 나고 그랬는데, 앞으로는 차분하게 다시 풀어봐야 겠다."
"수포자는 되지 말자."
"리만 가설 내가 증명하겠다."
좋은 수학 영화 한 편은,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호감을 급상승시키는 귀한 기회이기에,
우리나라 수학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수학교사로서 고마운 마음이 드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