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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언니 Dec 13. 2022

한겨울엔 뉴질랜드

1편 ㅡ 크라이스처치를 향해 출발!

12월 12일 오후 8시 50분 오클랜드로 향하는 에어 뉴질랜드 비행기를 탔다. 일행은 여고 동창생 3명에 그중 한 사람의 남편 1인, 총 4명이다. 조합은 좀 이상하지만 긴 여행에 남성은 1명 동반하는 게 여러 가지로 좋다.

여자들만 다닐때의 내적인 외적인 안전감에도 도움이 된다. 장거리 운전과 무거운 짐에도 쓸모있고.  


부푼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갔으나 1시간 딜레이란.  기내 정리가 되지 않았다나 참! 청소가 안되었나 보다. 더 이상 설명도 없는 채 1시간 기다린 후 탑승.


항공사는 갑 고객은 을.  허술한 방송 하나로 수백 명이 묵묵히 기다린다..  협조해줘서 감사하다는 방송 멘트가 더 거슬린다.  안 하면 어쩔 건데, 아니 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뭔데? 좀 더 성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뉴질랜드 여름 성수기답게 만석이다. 한국사람 반 외국사람 반


11시간 30분의 비행이 이제는 무리다 싶어 비상구 쪽 첫 줄, 다리를 맘껏 뻗을 수 있는 좌석으로 돈 십만 원 추가하여 티켓팅했다.


그러나 여긴 승무원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곳이라 잡스럽고 식사 카트가 드나들며 혼잡해서 길거리 나와있는 기분이다.  10만 원 날렸다 싶다


얄궂은 항공료는 언제 봐도  이해불가 영역이다.

일행 중 2명은 항공사를 통해 직접 티켓팅을 했고 돌아오는 날짜가 다르긴 하나 2명은 비교사이트에서 했다.

한쪽은 각각 왕복 2백만 원이 조금 넘었고, 한 쪽은 130만 원이다.  큰 차이다.  역시 항공료는 요상하다. 하긴 어떤 블로그에서는 비성수기에 왕복 40만 원 냈다는 믿기 힘든 글도 올라왔다. 


긴 겨울 휴가철이라 그런가? 갓난아기를 동반한 외국인 가족들이 많다. 기내에는 여기저기 옹알이 소리와 칭얼대고 얼르는 소리가 들린다.


내 우측 라인에 앉은 뉴질랜드인으로 추정되는 젊은 부부.  1살과 3살 정도의 자녀 둘을 동반하고 있었는데 흥미롭게 관찰했다. 


아이가 칭얼대고 급기야 날카롭게 울어대면  한국의 엄마는 큰소리로 아이를 어른다. 울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아이에게 보다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민폐에 더 신경을 쓴다.


그런데 이들 외국인 부부는 아이가 계속 뭔가를 요구하며 울어대자 내내 아이와 조용히 대화하면서 아이 자체에 집중한다.


주변의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말이다. 내 말에 집중하는 부모에게서 아이는 한결 기분이 나아진 듯 울음을 그쳤다.  주변의 눈이 우선인 동양과 개인이 우선인 서양의 문화 차이인가? 어쨌든 우는 아이에겐 서양문화가 좋겠다.


나는 측에 있는 젊은 남성과  은근히 팔걸이 헤게모니 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그와 내가 하는 팔걸이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


좌우 팔걸이를 독점하는 젊은이가 은근히 얄미워 이륙 몇 시간 후부터는 드디어 좌측 팔걸이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비행기 제작할 때 각자 팔걸이를 만들면 안 되나? 계산해보니 비행기폭이 30센티 늘어나야 한다. 원가상 곤란하겠지? 앞뒤 간격도 알뜰히 아끼는 바람에 키 큰 남성도 구겨가는데 말이다.


어쨌든 측  팔걸이를 끝까지 사수하고 기분 좋게  가는데 아차! 식사 때  되니 그 팔걸이 속에서 그의 식사용 간이식탁이 나온다. 아차! 은 그의 것이었다. 앗! 나의 몽니. 머쓱하다.


드디어 오클랜드공항에 무사 착륙하고  4시간 후, 아니  이륙 딜레이로 한 시간 늦어졌으니 3시간 후 크라이스처치행 국내선을 탑승.


정말 소박한 그네들 공항이다. 인천공항의 세련미는 전혀 없다. 오직  있을 것만 딱 있다. 과한 실용성에 뭔가 추레하기까지 하다. 


크라이스처치 공항을 빠져 나오니 상쾌한 23도 기온. 아! 넘 좋다.

버스와 택시의 중간값인 12인승 버스를 타면 원하는 숙소로 데려다준다. 가격은 인원수에 비례하여 낮아지는데 우리 4명은 50 뉴질랜드달러. 

공항의 달구지 벤

택시보다 크게 싼 편이라 만족스럽다.

택시로 가면 아마 120달러는 족히 나올거다.

웃기는 게 사람은 벤에 타고 가방은 벤에 연결된 달구지에 매달려 간다. ㅋㅋ  이것도 실용 +소박


예약한 에어비엔비에 짐 풀고 저녁거리 위해 슈퍼로. 비싸다4명이 해 먹는 재료값이 거의 10만 원.  야채생선값이 한국보다  비싸다. 고기값은 질좋은것을 감안하면 한우보단 당연히 싸다. 슈퍼가 이러한데 외식은 얼마나 더 비쌀 것인가 기대된다. 뉴질랜드의 성수기에 여행을  잡은지라 모든 것이 비싸다. 특히 숙박비와 렌터카가 거의 1.5배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여름 뉴질랜드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왠만하면 숙소에서 해 먹으려 계획했다. 

  

트랜싯포함 16시간 비행으로 멍하다. 한바탕 저녁 해 먹고 잠자리행. 멍하지만 말똥 말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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