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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언니 Dec 29. 2022

떠나기 싫은 로토루아, 뉴질랜드

10편) 유황냄새 가득한 로토루아        

뉴질랜드 여행 중 제일 오래 머무는 곳은 로토루아다. 외곽의 이토모 반딧불동굴, 호빗마을, 마오리 마을 공연은 물론이거니와 시내 한복판에 100도씨 유황온천이 펄펄 솟구치는 쿠이라우 공원도 가볼 만하다.

레드우드 공원

여기저기 펄펄 끓어오르는 유황성분이 가득한 공원을 두어 시간 산책하고 나니 이렇게 한 번에 다량의 유황을 흡입해도 되나 걱정이 될 정도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레드우드 공원(Redwoods treewalk)은 쭉쭉 뻗은  삼나무숲이 장관이다.  두 번이나 갔다. 시내에 이런 울창한 공원에서 산책할 수 있는 이곳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부럽다. 

Whirinaki Waterfall 트래킹코스

여행코스로 소개된 곳은 아니나  현지인들이 소개한 위리나키(Whirinaki Conservation Park) 트래킹코스를 다녀왔다.


로토루아에서 90킬로 떨어진 타우포 호수방향에 있는 보호공원이다.  주차장은 구글맵에 없어 찾는데 어려움은 조금 있었으나 도착해서 4시간짜리 Whirinaki Waterfall코스를 트래킹 했다.


트래킹코스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이곳을 뉴질랜드 최고의 트래킹코스로 정했다.  밀포드 사운드의 케플러 트래킹코스보다 훨씬 숲이 깊고 원시적이었다. 왼쪽에 굽이 굽이 계곡을 끼고 차마고도의 외길처럼 산허리에 좁은 길을 따라 걷는 코스는 주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쉽고 평탄했다.


비록 4시간 코스로 만족해야 했지만 커다란 배낭을 메고 하루, 이틀, 닷새까지의 코스로 속속 들어가는 젊은이들이 부러웠다. 트래킹을 마치고 꿀맛 같은 샌드위치를 먹는 사이에 초로의 할배 두 분이 자전거를 매고 숲길을 빠져나온다. 땀에 흠뻑 젖은 옷을 그 자리에서 훌훌 벗어던지는 모습에 경탄했다. 저 연세에 바이크 코스를 완주한 거임? 


아쉬운 것은 여기서 산악자전거로 트레일코스를 일주하지 못한 것이다. 두발로 걷는 사람도 많지만 산악자전거로 숲을 누비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귀국하면 자전거 연습을 많이해서 다음에 올 때는 꼭 자전거로 둘러봐야겠다. 이 좋은 곳을 모두 다 흩어보고 싶다. 


뉴질랜드는 트래킹 천국이다. 맘먹고 갈 필요 없이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여기저기 트래킹코스 안내판이 보인다. 그냥 쑥 들어가면 된다. 한발짝만 쑥 들어가면 단번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트래킹을 마친 후 로토루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Kerosene Creek노천온천에 들렀다.

후미진 막다른 비포장도로 끝에 십여 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차를 세우고 기대도 하지 않고 내려간 계곡에 콸콸 흐르는 온천.

케로신 크릭 자연온천


어디서부터 흘렀는지 모르나 100도씨 물은 이미 알맞게 식어 계곡을 따라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이곳이 낙원인가 싶다. 뉴질랜드에서 돈 내고 온천장 가면 바보다. 항상 차에 노천 온천할 준비를 하고 다니자. 로토루아 근처엔 여기저기 트래킹코스, 노천온천이 천지다.


도대체 로토루아를 떠날 생각을 못하겠다. 이곳의 매력은 어디까지? 만일 북섬에서 한군데만 머문다면? 오클랜드? NO!.  수도 웰링턴? 더더욱 NO!.  단연 로토루아다. 


남섬에서 딱 한군데를 택한다면?  크라이스처치? NO!. 퀸즈타운?  30,40대라면 OK!,  그러나 우리는  NO!, 남섬은 테 아나우


오늘의 트래킹과 자연온천에서 느낀 공통점이 있다. 트래킹 코스의 출발점에는 코스별 안내판과 2개의 나무 식탁, 벤치의자가 있다. 그리고 화장실.  냄새 작렬이다. 깡통에 변좌만 올려놓은 푸세식 화장실이다. 그래도 핀란드의 화장실은 같은 푸세식이라도 일을 보고 냄새분해하는 효소를 뿌리면 되건만, 여긴 생짜로 똥냄새 가득하다. 


자연온천에서 느낀점.  꽤 넓은 계곡을 흐르는 온천에 편의시설은 역시 냄새 작렬 화장실과 지붕만 있는 오두막같은 작은 건물 하나.  여자들은 남자들이 수건으로 시선을 차단해 주는 그 지붕만 있는 노천에서 옷을 갈아 입는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이렇게 멋진 곳에  화장실과 탈의실을 설치에 주면 좋으련만.  아쉽다. 우리의 공무원 같으면 벌써 설치하고 관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불편을 못 느끼는 듯하다. 그냥 불편을 잊고  있는 그대로 사용한다. 이게 뉴질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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