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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언니 Dec 27. 2022

마오리족과 호빗마을-로토루아

9편) 로토루아의 마오리 공연과 호빗마을

저녁  6시에 시작하는 마오리족의 공연에 갔다. 마을의 입구에서 관광객을 입장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통과의례를 마치니 우리는 그들과 한 가족이 되었다.  끝날때까지 '패밀리'를 강조한다. 돌아가는 버스안에서도 안내자이자  기사가 우리는 한가족을 외친다. 좋다. 니나 네나 없이 모두 가족으로 연결되어 있음에 공감한다.


마오리족의 간단한 언어와 춤을 배우고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통해 본 그들의 춤과 노래를 관람했다. 상대를 위협하기 위한 과장된 몸짓과 ,혀를 길게 빼고 눈을 희번뜩이는 동작도 따라 해 보았다.  눈이 부리부리한 그들에게 이 동작은 위협이 되나 작은 눈의 나에겐 놀람과 공포의 표현이 된다.


고기와 야채를 땅속에 묻어 조리하는 전통적인 요리인 '항이'는 특별한 음식이 없는 뉴질랜드에서 먹은 최고의 진수성찬이었다. 마오리족 공연관람을 강추한다. 인당 22만 원이 아깝지 않다. 묘한 감동까지 느낀다.


흔히 신대륙에 깃발 꽃은 서구인들이 이미 그 땅에 뿌리내리고 있던 원주민들을 흡사 동물 다루듯 몰아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뉴질랜드는 원주민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체성을 지켜주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거리의 이름이 온통 마오리 언어인 점이 그중 하나이다. 교육과정에 마오리 언어를 배우는 것이 필수이고 실제 일상생활에서 마오리 언어를 알아야 어려움이 없는 듯하다.


마오리족은 폴리네시아인이라는 공통점에서 보면 언뜻 하와이 원주민과 비슷하다. 그러나 정부 보조금이 독이 되어 도시 밖으로 밀려나가  거주하면서 낮에는 도시의 하층 잡일을 도맡아 하는 하와이 원주민들의 서글픈 신세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어느정도 주류와 섞여 사는 듯한 뉴질랜드 마오리족이다.  마오리 출신의 유명 여성 정치인도 생각난다.


그러나 관광지에서 관찰한 그들의 모습은 지나다 잠시 들른 한적한 지방 마을과는 달랐다.

백인은 찾아 볼 수 없고 마오리족으로만 구성된 그 마을은 아이들에서 어른까지 고단하고 남루해 보였다. 보이는게 다는 아닌거 같다.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에서 행해진 인디언 말살보다는 덜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마오리족은 언뜻 외모만으로는 알기 쉽지는 않다. 백인이 들어와 산지 150년 세월동안 서로 섞이고 흡수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마오리족을 이야기 할 때 1/2, 1/4,1/8,.1/16 식으로 말한다. 1/16정도면 이미 마오리족의 특성이 거의 희석된 모습이다.


다음날은 일찍 로토루아에서 한 시간 떨어진 호빗마을로 갔다. 영화 '반지의 제왕'촬영지다. 여름휴가철이라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북섬 특유의 낮으막한 구릉들을 이용해 땅속의 집을 지은 호빗 동네와 영화의 장면을 매칭시켜주는 안내인의 설명을 들으며 1시간 투어를 하고 점심을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물론 시티센터에서 출발하는 버스도 제공된다. 인당 14만원이다.


호빗마을은 아늑했으나 내부는 세팅장에서 촬영을 한지라 겉모습만 보았다.  뜨거운 태양아래 둔덕을 오르며 요상한 발음의 뉴질랜드 영어의 빠른 설명을 들었다. 사실 거의 못 알아 들었다. 다행히 네이티브 수준인 친구 두명에게 '뭐라카노?'를 연신 외치며 대략을 이해할 수 있었다.

투어 일행 중 40대로 보이는 남성 2명은 감격한 얼굴로 연신 사진을 찍으며 어린아이처럼 뛰어다녔지만 사실 내게는 좀 별로였다. 영화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다.


뮐 잔뜩 포장하거나 화려하게 치장을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그들의 방식이니 화려하거나 대단한 볼거리를기대하진 말자. 특히 아이들 데리고 갈 곳은 못된다. 아이들은 이미 반지의 제왕 세대도 아니다.


영화상영 10년이 넘도록 관광객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이곳.  개인적인 접근이 안되고 투어 가이드를 신청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어림잡아 계산해 보면 영화  흥행에 따른 수입 못지않게 마을 관광사업으로 번 돈이 꽤나 많을 듯싶다.

호빗 마을

우리도 그런 곳이 있나?  잘 만든 영화 한 편으로 10여 년 넘게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곳은 어디일까? 가을연가의 춘천은 아직도 일본사람들이 방문할까?


돌아오는 길에 다음날 먼저 귀국하는 친구들의 귀국 선물을 장만하기 위해 쇼핑을 했다. 호빗마을 투어 기사분의 당부대로 쇼핑센터나 공항보다 대형 슈퍼마켓이 훨씬 저렴하다는 말에 슈퍼마켓에서 마누카 꿀을 싸게 구입했다.


뉴질랜드에서 사가지고 갈 만한 것은?

마누카 꿀, 초록입 홍합 관절건강제, 메리노 울 제품, 산양단백질, 양태반 영양제 정도다.  이제 슬슬 선물도 봐 두어야겠다. 할수만 있다면 백퍼 목초만 먹은 소고기와 방목한 닭들의 알을 사가고 싶다. 여기 계란 노른자는 유난히 탱글 탱글하고 노랗다.


마누카 꿀의 가격은 항공료 가격만큼이나 다양하고 편차가 크다. UMF는 국가공인 마누카 성분이  표시되어 고가이고 MGO표시는 자체 함량표시라 저렴하다.  UMF는 관광지 선물샵이나 공항에서 판다. MGO는 대형 수퍼마켓에 있다.  같은 MGO라도 수퍼마켓과 관광지의 쇼핑몰은 2배이상 가격차이난다.


함량도 단계별로 있고 단계마다 가격차도 크다. 같은 중량에 가격차이가 열배이상이다.  비싼것은 거의 치료제 수준이라나? 가만! 현직때 직원이 선물한 마누카 꿀은 함량이 어떻게 되었더라? 괜시리 사람 쪼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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