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가 있을까?
통증치료를 위해 진료실에 마주 앉은 의사가 병에 대해 막막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찰나에 아득해지는 마음.... 오랫동안 날 치료하고 지켜보며 힘을 주던 분이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나의 병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아시고 어쩌면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오늘 교수님의 낯선 몸짓과 말투에서 처음으로 내 병에 대해 막막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 교수님은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감추지 못했다.
마음은 금세 바닥으로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진료실 안에서 그 눈물을 떨구지 않으려 온 신경을 눈으로 모아야 했다.
나을 수 있을까? 아니, 어차피 낫지 못한다 정해져 있는 병들.
통증조차 줄이기 어려운가 보다.
살아가야 할 날들이 까마득해진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통증과 싸우며 고통 속에 살아야 할까.
담담하게, 내가 겪는 일이 아닌 양, 초연하게 지나갈 수 있는 날이 있기는 할까, 오기는 할까.
안 보고 안 느끼고 안 들으려 발버둥 쳐도 어쩌다 한번 쥐어박듯 밀고 들어오는 서늘한 막막함에 숨이 막혔다.
'자낙스' 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불안함이었다.
세월이 화살 같았으면. 총알 같았으면.
통증이 경감되는지 느끼지도 못할 만큼 몸은 온통 고통 속에 침잠되어 통증보다 더 아픈 치료를 견딘다.
치료 가운데 복잡한 머릿속은 깊은 무저갱 속을 어지러이 헤맸다.
누구에게나 그렇진 않겠지만 내게 삶과 운명은 뜨겁게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