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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나루 Jun 16. 2021

고통(苦痛)

참을 수가 있을까?

통증치료를 위해 진료실에 마주 앉은 의사가 병에 대해 막막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찰나에 아득해지는 마음....

오랫동안 날 치료하고 지켜보며 힘을 주던 분이셨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나의 병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으면 고 어쩌면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 이었었다.하지만 오늘 느낀 낯선 몸짓과 말투에서 처음으로 내 병에 대해 막막함을 끼는 모습을 선생님은 감추지 못하고 들키고 마셨다.


마음이 금세 저 바닥으로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눈에는 '후욱' 눈물이 차올랐다.

진료실 안에서 그 눈물을 떨구지 않으려 온 신경을 눈으로 모아야 했다.


나을 수 있을까? 아니, 어차피 낫지 못한다 정해져 있는 병들. 

통증조차 줄일 수도 없나 보다.

살아가야 할 날들이 까마득하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통증과 싸우며 고통 속 살아야 할까.담담하게, 내가 겪는 일이 아닌 양,

초연하게 지나갈 수 있는 날이 있기는 할까,

기는 할까.


아니면 나는 또 나를 삶의 지옥에서 죽음의 지옥으로 건너 가게 하진 않을까. 

보잘것없는 나를 자녀 삼으신 주님을 다시 바라볼  용기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안 보고 안 느끼고 안 들으려 발버둥 쳐도 어쩌다 한번 쥐어박듯 밀고 들어오는 서늘한 막막함에 숨이 막혔다.

'자낙스' 두 알로는 막을 수 없는 불안함이다.

세월이 화살 같았으면. 총알 같았으면.



통증이 경감되는지 느끼지도 못할 만큼 몸은 온통  속에 침되어 통증보다 더 아픈 치료를 견딘다.

치료 가운데 복잡한 머릿속은 깊은 무저갱 속을 어지러이 헤맸다.




누구에게나 그렇진 않겠지만 내게 삶과 운명은 때로는 뜨겁게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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