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서열을 확실히 아는 푸들
푸들은 지능이 높고 충성심이 강한 견종으로 알려져 있다.
학습 능력이 뛰어나 훈련시키기 쉽고, 반려견으로 매우 적합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콩이는 생각보다 샤이하고 새침하며, 제법 도도한 성격을 지녔다.
가족들은 모두 잘 따르지만, 낯선 사람이나 아기 때부터 자신의 대소변을 핥아가며 지극정성으로 길러낸 리아(비숑) 외의 다른 강아지들에게는 늘 소 닭 보듯 무심했다.
지금에 와서야, 나이를 많이 먹고(열세 살) 산책을 나가면 조금씩 주변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마저도 아주 조심스럽게.
푸들만큼 집 안의 서열을 정확히 파악하는 강아지도 드물다고 한다.
밥을 챙겨주는 사람인지, 대소변을 치워주는 사람인지, 목욕을 시켜주는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푸들은 자신이 가장 서열이 높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고, 어떻게든 독차지하려 든다.
한마디로 말해, 껌딱지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에게 분리불안이 시작된다.
다정이 병이 되는 순간이다.
그런 콩이가 무한한 애정과 애교를 쏟아내며 다정함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대상은 다름 아닌 엄마인 나다. 콩이와 나는 서로 물고 빨며 애증을 나누는, 미치게 사랑하는 엄마와 강아지 아들 사이다.
콩이는 내가 가장 아팠던 지난 10년 동안 24시간 내 그림자가 되어 나를 지키고 보호했다.
그런 콩이를 통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위로를 받았다.
내 침대 옆자리와 내 무릎은 언제나 콩이의 차지였다.
둘째이자 막내인 리아는 늘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채우지 못한 애정을 갈구하고 있다.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오려 애쓰지만 그건 어림없는 일이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도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콩이를 내게서 떼어놓을 마음도 용기도 없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집안의 일인자를 알아보는 똑똑하고 영리하며 스위트한 뭘 쫌 아는 강아지! 우리 아들 콩이다♡.
게다가 심지어 잘 생겼다 ㅎ(엄마 눈에 콩깍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