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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복이야 May 07. 2024

채우고 생각하고 남기는 것

오늘 만난 말  20240507



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공자(孔子)가 말하길,

"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사색하지 않으면 학문의 체계가 없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



아이에게 보여주려 산 책을 정리하다 찾았다.

<논어 >에 관한 책이다.

뒤적거리다 논어(論語)위정(爲政篇)에 나오는 구절에서 눈이 멈췄다.

요즘 내 마음이 혼란스러운 이유를 발견한 것이다.

비단 학문뿐 아니라 살아오면서 겪었던 시간들에 대해 사색을 했던가?

잠시의 생각들은 날아가버리고 남은 것이 없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이 텅 빈 느낌에 괴로웠구나 싶었다.

어떤 것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고 정리해 보고 남겨두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아이도 돌봐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어른들의 안부도 물어야 하고

항상 주변에는 내가 챙겨야 할 일들이 더 우선이었다.

체력뿐 아니라 정신력도 소진되고 나면 늘 '다음에'라는 말로 뒷전이 된다.

아니면 그런 사색 따위는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 일처럼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몰랐다.


사색을 한다 해도 뭔가 허전하고 모자란 마음이 들었다.

그 또한 나에게 채워지지 않은 것이 있으니 그렇구나.

생각만 한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다.

생각만 한다고 정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가지의 가지를 쳐서

아예 이상한 곳으로 흘러들어 가는 경우가 많다.

혼자 내린 판단과 결정이 과연 맞는지 불안할 때가 있다.

지혜가 부족하구나 하고 느낄 때가 부쩍 많아졌다.

나의 기도에도 항상 '지혜와 능력을 주세요.'가 빠지지 않는다.

내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소홀했다.

부족함을 느끼니 괴로웠고 사색하지 않으니 흔들리고 채우지 않으니 공허했다.

채우고 생각하고 남기는 것,

지금의 불안과 괴로움을 없애려면 꾸준히 해야 할 일들이다.

그중에서도 배움이 고프다. 배우고 배워서 속을 꽉꽉 채우고 싶다.

욕심만 앞서서 지치지 않게. 꾸준히.

오늘 이 구절을 만나게 된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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