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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병아리 Jul 26. 2023

울다가 웃다가

  작년 가을, 우연히 3개의 공모전에서 연달아 예상치 못한 수상을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였다. 시간이 날 때나 무언가가 떠오를 때면 무작정 쓰고 쓰고 또 쓰기 시작했다. 택시 안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설핏 잠이 들려는 찰나에도, 끊임없이 생각들이 따라다녔다.


  거짓이어도 좋았다, 할 수만 있다면 우연을 실력으로 꽁꽁 포장하여 오래도록 곁에 두고만 싶었다.


  새해 목표는 공모전에서 3개 이상 수상을 하는 것으로 잡았다. 상반기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굵직굵직한 공모전들에 호기롭게 글을 적어 보냈다.

  자신감이 노란 풍선을 타고 하늘 위로 붕붕 날아올랐다.

  

  ‘아 어떡하지! 대상 받으면 수상소감은 뭐라 말할까??’

  혼자 핑크빛 달콤한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치며 구름 위를 떠다녔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잠시뿐, 보란 듯 지독한 낙방의 씁쓸함도 잇달아 맛보아야 했다.


  노란 풍선 속 자신감은 걷잡을 수 없이 빠져나가 쪼그라들었고, 자존감은 한 계단 한 계단 굴러 내려가 구석자리에 초라하게 내동댕이쳐졌다.

  마치 나 자신이 아무렇게나 구겨진 채 길바닥에 버려진 휴지조각처럼 보잘것없고 쓸모없는 존재로 느껴졌다.


  ‘입상하지 못한 글들은 죄다 휴지통에 버려 버릴까?’

  생각했던 것보다 상실감의 무게가 컸다, 줄줄이 탈락하는 결과 앞에서 마음을 다잡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삭제 버튼을 눌렀다 취소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어느 작가가 말했다. 자신의 글에 애착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내가 먼저 마음을 쏟고 쏟아야 다른 누군가도 내 글의 진정성을 알아주게 되는 거라고….


  그래서 나도 마음을 바꿔 먹기로 했다.

  ‘그래, 나까지 천대하면 불쌍해서 안 되지..’

  조금 부족하고 모자라도 다 같은 내 금쪽이들이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열정과 시간을 들여 빚어내고 다듬어서 만들어낸 모두 하나같이 소중한 나의 일부분이었다.


  선정되지 못한 글들은 마음에 들 때까지 30번이고 50번이고 다듬었다, 새롭게 떠오르는 생각들은 다른 폴더를 만들어 도토리처럼 소중하게 하나하나 모아가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세계적인 명작으로 손꼽히는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롤링도 열 곳이 넘는 출판사에서 작품출판을 거절당했다 한다.

  여러 차례 거절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10번 떨어지면 20번을, 20번 떨어지면 30번 도전해 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켜지지 못한 채 잠들어 있던 나의 불이 ‘펑’ 하고, 환하게 밝혀지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지금 이 시간들이 무의미하고 소멸되어 버리는 순간들이 아닌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발전해 나가는 과정 중의 하나이리라. 반짝이는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더 정진해 나갈 것이다.


  희망이 있고, 의지가 있으며 그에 따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언젠가 결국 꿈은 이루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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